
최근 북한 국경 지역인 양강도 혜산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던 중고차 밀수가 돌연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중국에서 국가 밀수로 수입되던 중고 차량 밀수가 중단됐다”며 “차 한 대가 빠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도로에 세워지는 차량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밀수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중고 차량 밀수가 중단됐음에도 혜산 예술국장과 영화관 앞, 혜산 호텔 마당에 중고차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소식통은 “수입된 차량은 바로 팔리는 것이 아니고 사회안전성과 내각의 심의 비준을 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며 “사회안전성에서는 차 번호와 등록증을, 내각에서는 차량의 종류, 색상, 소속기관 등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 비준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보통 열흘 넘게 걸리면서 수입된 차량 유통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차 수입에 관여한 주민들이 불어난 이잣돈으로 적자 상태에 놓일 위기에 처하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런 주민들은 안면 있는 무역회사와 동업형식으로 중고 차량 밀수에 나선다. 회사의 이름으로 와크(무역허가증)를 받아 차를 들여온 후 판매해 번 수익을 회사와 반씩 나누는 식”이라면서 “다만 차 한 대를 수입하는 데 많은 돈이 들어 이잣돈을 빌리기도 하는데 지금 차량이 유통되지 않아 미누스(마이너스) 직전”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수입하는 중고 차량은 보통 중국에서 가격이 4만 5000위안(한화 약 850만원) 정도 되고, 여기에 와크비가 한 대당 3만 위안(약 570만원), 중국에서 북한까지 차량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인건비가 2500위안(한화 약 50만원)이다. 계산하면 중고차 한 대를 들여오는데 7만 7500위안(약 1470만원)이 드는 셈이다.
들여온 중고 차량을 판매하는 주민들은 여기에 5000~7000위안(약 95~130만원)을 붙여 8만 2500~8만 4500위안(약 1570~1600만원)에 판다고 한다.
1인당 한 번에 수입하는 차량 대수는 2~3대로, 총합이 15~20만 위안이 넘는 큰돈이다 보니 몇몇은 1만 위안당 하루에 100위안씩의 이잣돈을 빌리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심의·비준 절차를 밟고 실제 판매까지 하는데 까지 보름 넘게 걸리기 때문에 예컨대 10만 위안을 빌렸다면 열흘만 해도 이잣돈이 1만 위안(약 190만원)이 된다. 그러다 보니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돈이 없고 심지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겨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중고 차량 수입에 나선 주민들은 와크비까지 내고 들여오는 것이라 등록 절차에 닷새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 이렇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라면서 “‘지금 같은 때는 30만 위안 정도 있어야 뭐라도 하지 그렇지 않으면 국가나 돈주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도로에 세워진 중고 차량이 다 빠지고 나면 국가 밀수가 다시 시작되긴 할 텐데,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아 중고 차량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