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군부대 훈련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 사고의 후속 조치를 직접 챙겨왔다는 전언이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22일 항공육전병(공수)부대 낙하 훈련 도중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군인들에게 국가수훈을 내리고 그 가족들도 배려해 돌봐주라는 1호(김 위원장) 방침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15일 딸 주애와 함께 항공육전병 공수 훈련을 참관했으며, 이 모습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매체들은 “완벽한 전투능력이 과시됐다”면서 김 위원장이 훈련을 성과적으로 진행한 항공육전대 전투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북한 매체들이 훈련의 성공적 진행을 선전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훈련 당시 바람이 세게 불면서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거나 서로 엉켜 부딪히는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상자들의 위훈과 업적을 평가하라는 1호 방침 지시가 여러 차례 내려졌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내려진 방침에는 ‘사고를 당한 부소대장, 분대장, 부분대장, 대원 등 수 명의 전사 군인들에게 김정일청년영예상을 수여하고, 입당하지 못한 상태였던 이들에게는 조선노동당 정당원의 영광을 안겨주어 영원한 당원으로서의 고귀한 영예를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가족들에게 애국 열사증을 수여하고 그들의 고향 도·시·군 당에서 성대한 수여 행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열사 가족의 모범을 따라 배우도록 하는 사상선전 사업도 진행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방침 지시의 집행 여부를 꼼꼼하게 보고 받았다.
김 위원장은 총정치국, 국방성, 군단이 책임지고 전사자들의 장례식을 진행해 잘 마무리했고, 고향에서도 각 당에서 책임지고 성대한 행사를 치렀다는 보고를 받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다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전사하는 순간까지 상공에서 김정은 동지 만세를 소리 높이 불렀다는 이야기는 정말 눈물 겨웠다. 너무 가슴이 아파 밤잠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이들의 정신이 모든 군인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사상사업을 짜고 들라고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김 위원장은 “평시 훈련도 전시처럼 해야 한다는 것을 모범으로 보여준 이들을 높이 평가하는 자체 강연자료를 만들어 당시 훈련에 참여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정치학습을 진행하고 선동자료도 만들어 널리 보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해당 부대의 연혁소개실에 이들의 업적을 박아 넣을 것을 지시하면서 “수령의 품속에서 영원히 영생하는 모습을 대대손손 선전하여 후대들도 이들처럼 숭고한 삶을 살도록 교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항공육전대는 이들이 사망한 날을 기념해 해마다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육체적 생명은 떠나갔지만, 부대 동지들의 마음에 그들의 정치적 생명은 영원히 빛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