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상점 판매원 퇴직 행렬…”차라리 길거리서 남새 팔지”

사실상 고용주인 물건 주인들에게서 월급 못 받아…'돈 없이 들어가면 머슴이나 다름 없다' 토로

과자 상점 종합과자 사탕 간식
북한 평양의 한 상점 내부. 다양한 과자류가 진열돼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국영상점 판매원들의 퇴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에서 국영상점 판매원으로 일하던 주민들이 일을 그만두고 있다”면서 “상점에 물건을 넣는 이들의 상품을 팔아주고 받기로 약속했던 금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영상점 판매원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 유형은 돈 있는 주민들로, 이들은 상점에 물건을 넣고 직접 판매까지 하며 월 수익의 일부를 국가에 바친다.

두 번째 유형은 돈을 투자하지 못하고 물건만 팔아주는 주민들이다. 상점에 물건을 넣는 이들의 상품을 대신 팔아주고 생활비(월급)를 받는 식이다. 국영상점 판매원으로 일하지만, 사실상 고용주인 물건 주인들에게서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중 두 번째 유형에 속하는 판매원들이 최근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그만두는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 상품 판매만 하는 주민들이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품 판매와 상점의 온갖 일은 다하면서 100위안도 겨우 받는 실정이니 상점을 떠나 다른 돈벌이 길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실례로 청진시의 한 30대 주민은 지난해 12월 판매원으로 들어갈 때 한 달에 중국 돈 500위안씩 받기로 하고 들어갔지만, 한 번도 약속된 금액을 받아보질 못했다는 전언이다. 이 주민은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입이 닳도록 말해 두 달 분으로 겨우 200위안을 챙겼고, 더는 일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결국 10여 일 전 상점 일을 그만뒀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주민은 “물건이 잘 팔리지도 않고 장사도 안되는 건 맞다. 그렇다고 말하지 않으면 돈을 아예 주지 않으려고 하고 돈 달라고 말하면 인상이나 새파랗게 쓰니 죄인이 된 기분이 든다. 그래서 길거리에 나가 남새(채소)를 팔더라도 자체로 버는 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오게 됐다”고 그만둔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 약속된 돈인데도 받으려면 사정사정하거나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차라리 그만두고 마음 편한 길을 택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최근에 상점을 그만둔 다른 여성들 속에서는 ‘돈 없이 들어간 판매원들은 머슴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대부분이 20대, 30대인데 상점에서 일하면 처녀(아가씨)직업으로서는 깨끗하고 장마당 벌이보다는 나을 것 같으니 발을 들였다가 쓴맛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 전처럼 개인 밀무역이 활성화되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가다가는 앉아서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그런 세상이 올 것이라는 게 요새 사람들의 말”이라며 “사람들은 제발 장마당을 뜯어 먹고 살 수 있게 코로나 전처럼 모든 유통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