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 비행장인 묘향산비행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승마장을 건설한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는 지난 3일 맥사(Maxar) 위성 사진을 통해 자강도 향산군 향산읍에 있는 1호 전용 묘향산비행장이 철거되고 이 자리에 이중의 승마 트랙이 건설된 사실을 확인했다. 전체 1200m 길이의 제1트랙 안쪽에 이보다 길이가 짧은 제2트랙(800m)이 이중으로 조성돼 있는 형태다.
묘향산비행장은 지난 2014년 김 위원장의 전용 비행장으로 건설됐지만 2020년 허물어져 공터로 남겨져 있었다.
이후 해당 부지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려진 바 없었으나 최근 위성 사진을 통해 분석한 결과, 흙밭으로 된 공터였던 묘향산비행장 부지에 승마용 주로가 건설되고 그 주변으로 잔디가 조성된 것이 식별됐다.
다만 묘향산비행장 활주로 아래에 있었던 1호 전용 철도역은 현재도 그대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지역을 관통하는 혜산-만포청년선 철로가 묘향산역을 지나고, 이곳에서 분기된 지선이 묘향산비행장 자리에 건설된 승마장 남쪽 1호 전용 철도역까지 연결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비행장 활주로가 있던 자리에 승마장이 건설된 것이 사실”이라며 “그 옆으로 고급 식당과 수영장 등 봉사시설이 함께 건설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승마장 건설 현장에는 중앙당 1여단 병력이 동원돼 있다. 중앙당 1여단은 김 위원장의 직접 지시를 받는 부대로, 김씨 일가와 관련된 특각(별장), 휴양 시설, 병원 등 1호 관련 기밀 시설 건설을 주 업무로 하는 공병 부대로 알려져 있다.
중앙당 1여단이 승마장 및 봉사시설 공사를 맡고 있다는 것에 미뤄볼 때 해당 시설은 김 위원장과 그 직계가족의 전용 휴양 시설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 당국은 이전에도 강원도 원산과 평양시 룡성, 황해남도 신천 비행장 등 1호 전용 비행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승마장을 건설한 바 있다.
강원도 원산에 있던 1호 비행장을 철거하고 이후 부지를 승마장으로 변경할 때도 중앙당 1여단이 동원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원산 비행장에 건설된 승마장은 김 위원장과 직계가족 전용 휴양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이렇게 북한이 1호 전용 비행장 상당수를 헐고 있는 것은 유사시 우선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현재 전국 20여 곳에 1호 전용 승마장과 관련 시설을 두고 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유학 시절부터 말을 즐겨 탔으며, 그의 딸 주애의 취미도 승마로 알려진 바 있다.
데일리NK가 [위성+]라는 이름으로 위성사진을 활용한 보도를 본격화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