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 1년 연장 복무 방침, 결국 초기 목적 달성 실패

전문성 미달과 신체 쇠약 등으로 연장 복무 불가능한 인원 예상보다 많아…부정 평가로 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24일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과 산하 제1땅크장갑보병연대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군 당국이 지난 3월 일부 전문병들의 제대 시기를 내년까지 1년 연장하는 방침을 하달했으나, 실제 방침 집행 과정에서 연장 복무 가능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인원이 너무 많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14일 “군 대열보충국은 지난 3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땅크(탱크)병, 포병, 통신병 등 일부 전문부대 군인들의 군복무 1년 연장 방침 집행을 마친 상태지만, 내적으로는 당초 예상했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부정 평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대열보충국은 일정 기준을 두고 연장 복무 가능 인원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방침 집행에 나섰는데, 전문성 미달과 신체적 쇠약 등으로 기준에 들어맞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아 계획했던 연장 복무 인원수의 절반도 채 채우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지난 3월 북한군 대열보충국이 군의 전문성 강화와 전쟁 준비 가속화 목적에서 올해 봄 제대 예정이었던 일부 전문병들의 제대 시기를 내년 3월로 1년 연장하도록 하는 방침을 연관 부대들에 하달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올봄 제대 예정이었던 전문병들, 내년까지 1년 연장 복무)

그러나 약 2개월간의 방침 집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준 미달 문제로 일부 전문병 부대에서는 계획대로 연장 복무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실제 제108기계화사단에서는 올해 제대해야 하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연장 복무 가능자를 선별해내는 작업을 진행했으나 기준에 미달한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연장 복무 인원이 예상치보다 훨씬 부족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다만 전문 통신병 부대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실례로 2군단 지휘부 직속 통신 부대의 경우 많은 제대 예정 군인들이 1년 연장 복무를 희망하면서 부대에 남기를 원했다. 이에 해당 부대에서는 두 번의 전문급수 판정을 거쳤고, 높은 급수를 받은 군인들을 중심으로 연장 복무 인원을 선발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많은 여성 통신병들이 올해 제대 나이가 됐음에도 입당(入黨)을 못 한 상태여서 1년 군 복무 연장 기회를 통해 입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그중에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배경을 가진 농촌이나 산골 출신들”이라고 말했다.

결국 군 대열보충국의 군사 복무 1년 연장 방침은 맨 처음 정세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군의 전쟁 준비 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시의적절한 결정으로 긍정 평가됐지만, 정작 집행 결과가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나타나 초기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부정 평가를 받게 됐다.

소식통은 “결국 채우지 못한 병력은 각 전문부대에서 올해 봄 입대해 신입병사 훈련을 받고있는 새 인원들로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일은 군인 초모(징집), 배치, 조동(이동), 제대를 맡은 대열보충국의 인민군 부대 대열관리 운영에 있어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