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양력설 풍경, 신흥 부유층과 저소득층 간 확연히 달랐다

돈주들은 식당서 300~500위안 쓰며 배불리 먹어…저소득층 명절 식재료 구입비의 30배 수준

2019년 1월 1일 북한의 한 가정에서 차린 밥상. /사진=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신흥 부유층과 저소득층이 양력설 명절을 보내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신의주시에서는 소위 잘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명절 쇠는 모습이 판이했다.

우선 명절날 식사 풍경부터 달랐다.

소식통은 “잘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양력설 명절날 식당을 찾아 크게 돈을 쓰며 끼니를 해결했다”며 “이들이 식당을 찾아 쓴 금액은 4인 기준 평균 300~500위안(한화 약 5만 5000~9만 1000원)이었다”고 말했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대신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 먹는 것으로 명절 끼니를 간편하게 해결했다는 이야기로, 신흥 부유층이라 불리는 북한 돈주들의 명절 외식 소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반대로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 주민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을 생각을 하지도 못할뿐더러 명절 하루 식사를 위한 곡물, 식재료 구입에 10~14위안(약 1800~2500원) 정도를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 부유층의 한 끼 식사 비용이 저소득층 명절 재료 구입비의 30~35배가량 되는 셈이다.

실제 신의주시의 한 인민반 저소득층 세대는 이번 양력설 상차림을 위해 쌀, 옥수수, 돼지고기, 두부 등을 사는데 총 13위안을 지출했고, 또 다른 저소득층 세대는 고기나 해산물은 생각지도 못할 만큼 사정이 어려워 입쌀밥에 두붓국으로만 끼니를 때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코로나 전에는 아무리 생활이 어렵다 해도 양력설 명절에 세대마다 2가지 이상 떡에 만두, 돼지고기, 명태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했지만, 요즘은 생활이 어려운 세대들이 명절에도 쌀밥 먹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잘 사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돈을 굴려 돈을 벌고 있으니 있는 사람은 더 잘살고 없는 사람은 계속해서 못살 수밖에 없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올해 양력설 차례 풍경에서도 신흥 부유층과 저소득층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없는 세대들은 형제끼리 돈을 모으거나 형제 중에서 잘 사는 형제가 돈을 내서 소박한 차례상을 직접 준비했다”면서 “하지만 잘 사는 주민들은 차례상에 올려놓을 대부분 음식을 소문난 음식 장사꾼들에게 주문해 마련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