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일꾼들이 일부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새로 파견된 무역일꾼들과 기존 무역대표부들을 대상으로 검열을 강화하면서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4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일부 북한 무역일꾼들이 항공편을 통해 중국에 입국했으며 코로나19 국경봉쇄 이후 줄곧 중국에 체류하고 있던 무역일꾼 상당수도 귀국했다.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는 지난달 12일과 19일, 26일, 30일 등 4차례 북중을 오갔는데, 이 항공편을 통해 새로운 무역일꾼들이 중국에 나오고 기존에 나와 있던 인원들이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뿐만 아니라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에서 신의주로 들어가는 버스를 통해서도 무역일꾼 일부가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파견 무역일꾼 교체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된 것이다.
이렇게 인력 교체가 이뤄지자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에서는 무역일꾼들을 대상으로 한 검열과 감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 영사관은 지난달부터 무역일꾼들을 소환해 최근 통화 내역과 문자 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는 등 휴대전화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무역일꾼들이 전화번호를 바꾸거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했다가 다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특히 북한 영사관은 무역일꾼들이 해외 사이트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같은 우회 프로그램을 휴대전화에 설치하지 않았는지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보위부들도 위챗(WeChat·중국 모바일 메신저)을 뒤져서 누구랑 무슨 내용으로 연락했는지를 살펴보고 한국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았는지 인터넷 접속 기록도 살펴본다”며 “단속에 걸릴만한 행위를 한 사람들은 돈이 좀 들어도 휴대전화를 아예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휴대전화를 구매하려면 보통 2500~3500위안(한화 약 45~63만원)이 드는 등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몇몇 무역일꾼들은 단속을 피하려 돈을 들여서라도 휴대전화를 사서 교체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무역일꾼 대상 불시 가택 수색도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집에 사람이 있는지 전화로 확인한 후 바로 집으로 들어가서 컴퓨터나 서적, 노트 등을 집에 있는 모든 서류들을 살펴본다는 전언이다.
이에 북한 무역일꾼들은 업무상 목적이 아니면 중국 대방(무역업자)과의 연락이나 만남도 최소화하고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연초까지는 북한 무역일꾼들에 대한 영사관이나 보위부들의 검열과 감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역일꾼들은 지금 실적보다 몸을 사리면서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