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성지 시민답게 생활하자” 삼지연 주민 대상 사상교육

집체학습 진행하며 건물·살림집 유지 관리 필요성 강조…관광 재개 앞두고 각성 주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021년 12월 9일 공개한 삼지연시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최근 백두산이 위치한 양강도 삼지연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진행하면서 ‘혁명의 성지에서 사는 시민답게 사업하고 생활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 재개에 앞서 내부 사상 단속과 기강 다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양강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삼지연시 당위원회는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 내려보낸 학습자료에 대한 집체학습을 17일과 18일 일꾼(간부), 근로자, 시민 대상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학습에서는 삼지연시가 국제관광특구로 성공적으로 개발된 데 맞게 시안의 일꾼들과 근로자들, 시민들이 모두 주인다운 입장에서 공공건물은 물론 자신들이 사는 살림집과 마을, 주변 도로와 거리를 애호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소식통은 “삼지연 개발이 총 3단계에 걸쳐 오랫동안 진행되다 보니 초기에 지어진 건물, 살림집 내외부와 도로 보수가 필요한 곳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시의 보고를 받은 중앙에서는 일꾼들과 근로자들, 시민들이 사적물을 보존한다는 심정으로 일상 유지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상교양 집체학습을 조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에서는 개발이 마무리된 삼지연시가 국제관광특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든 건물과 살림집을 ‘선물 건축물’로 애호 관리하는 사업을 조직 전개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해서는 개인과 기관의 사상적 문제로 총화하겠다고 이번 집체학습을 통해 포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삼지연시 관광사업의 원만한 보장을 위해 건축물 유지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주민들의 각성과 분발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백두산을 낀 삼지연시 관광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지연시 주민들은 이번 집체학습 내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주민들은 삼지연시에 지어진 건물이나 살림집이 겉보기에는 멋있을지 몰라도 안을 들여다보면 쩍쩍 금이 가고 계단과 바닥이 깨져 보수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면서 부실 공사의 책임을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혁명의 성지에 사는 시민답게 사업하고 생활할 것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은 삼지연시 시민만이 받을 수 있는 성스러운 교양학습이라 강조하는데 건물을 겉만 번지르르하게 날림식으로 지어놓고 보수는 시에 떠넘기고, 시는 또 개인에게 떠넘기다 못해 사상적으로 총화까지 하겠다고 하니 불만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지연시에서는 삼지연군에서 시로 승격된 지 4주년을 맞으며 앞으로 10여 일간 선물 건축물 일상 유지 관리에 관한 삼지연시 인민위원회 도시경영부의 선택 검열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12월 ‘양강도 삼지연군을 삼지연시로 함에 대하여’라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171호를 채택하고 삼지연군의 시 승격을 공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