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안전원들이 사회안전성 창립일(11월 19일)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길거리 장사에 대한 집중 단속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청진시에서 길거리 장사에 대한 집중 단속이 열흘 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안전 기관에서는 사회안전성 창립일인 11월 19일을 명절로 쇠고 있는데, 해마다 이날이 다가오면 명절 준비라는 명목으로 안전원들에게 숙제(상납 과제)가 내려진다.
이에 안전원들은 숙제를 수행하기 위해 주민들의 주머니 털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길거리 장사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주민들에게서 돈을 뜯어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노점상들은 하루를 벌지 못하면 온 가족이 굶어야 하는 실정에 놓이게 된다”며 “그러니 노점상들은 안전원들의 단속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하나같이 ‘우리의 생명줄인 벌이를 못 하게 단속하겠으면 우리가 살아갈 대책을 세워달라’며 항의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노점상들이 단속에 불응하면서 다툼까지 불사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통에 결국 청진시 안전부는 길거리 장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고 한다. 평소처럼 아무 때나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지 못하게 하고 장마당 개장 시간 이후인 오후 2시부터 길거리 장사를 할 수 있게 했다는 것.
다만 시 안전부는 ‘장사가 허용된 시간을 지키지 않을 때는 물건을 몰수하고 벌금까지 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노점상들이 단속에 응하지 않아 매일 안전원들과 충돌이 일어난다는 보고에 시 안전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숙제를 수행해야 하는 안전원들은 노점상들에게 ‘단 얼마씩이라도 도와달라’고 부탁해 노점상들은 사회안전성 창립절 전날(18일)까지 매일 1000~1500원씩 모아 안전원들에게 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안전원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현금이나 담배를 줄 수 있는 만큼 달라’며 조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안전원들은 몰래 술을 만들어 판매하는 밀주 행위 단속에도 나서 주민 세대를 불시에 들이쳐 뇌물을 받아내 원성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안전원들은 숙제를 수행하지 못해 상급의 눈 밖에 날까 봐 전전긍긍하며 주민들의 주머니 털기에 혈안이었다”면서 “안전원들의 명절에도 주민들이 이렇게 시달리니 어떻게 허리를 펴고 살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