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에 내몰렸다가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함흥시의 한 소학교에 다니는 9살 김모 소년이 학교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에 동원됐다가 차량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졌다”며 “이 소년은 차량 위에서 쓰레기가 담긴 소랭이(대야)를 전달받아 쓰레기를 쏟아붓는 일을 맡았는데, 소랭이를 받다가 힘이 부족해 떨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서는 어린아이들도 학교에서 온갖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며 “가뜩이나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아 집에서 잘 먹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까지 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소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교마다 쓰레기장을 만들어 놓고 쓰레기가 차면 학급별로 돌아가면서 학생들을 동원해 쓰레기를 처리한다.
각 학교 학급에서는 순서가 돌아오면 쓰레기를 치우는 노력 동원부터 쓰레기를 운반하는데 필요한 차량과 연유(燃油) 비용, 운전수에게 줘야 하는 수고비까지 전부 자체로 해결하는데,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전언이다.
소학교 1~2학년의 경우 쓰레기를 운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위 학년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생 개개인에게 할당되지만, 쓰레기장에 있는 쓰레기를 모아 차량에 싣는 일은 어린 학생들이 하기에 힘들고 위험해 학부모들을 대신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학교 3학년부터는 쓰레기를 치워 차량에 싣는 작업을 학생들이 직접 맡아 하는데, 이 역시 10살도 안 된 아이들이 하기에는 벅찬 일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 학급에서 쓰레기를 처리할 때는 보통 3개 조로 나눠서 작업한다고 한다. 5명 정도는 삽으로 쓰레기를 퍼서 대야에 담고, 2명 정도는 차량 위에서 쓰레기가 담긴 대야를 받아 쓰레기를 붓고, 나머지 학생들은 한 줄로 늘어서서 쓰레기가 담긴 대야를 옆에서 옆으로 전달해주는 식이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부모들이 학교에서 제기되는 노력 동원에 그런가 보다 했지만, 지금의 젊은 부모들은 학교에서 자기 자식들에게 노동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불만을 품고 있다”면서 “이번에 팔이 부러진 학생의 부모도 담임 교원을 찾아가 ‘왜 아이에게 위험한 일을 맡게 해 팔을 다치게 했냐’고 항의했으나 교원의 잘못이라 할 수도 없는 일이라 흐지부지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굳이 따지자면 어린 학생들마저 노력 동원에 내모는 학교나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나라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은 우리나라가 그토록 자랑하고 선전하는 교육 환경이 실제로는 얼마나 열악하며 그로 인해 학생들이 어떤 피해를 당하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 중의 하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