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역회사가 최근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다이빙 장비, 해난구조 장비, 수상레저용 선박이나 부품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한 무역회사 관계자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중국 대방들에게 바다에서 사용하는 잠수복, 산소통, 구명조끼, 제트스키 엔진 및 부품 등을 구매하고 싶다며 견적을 요구해왔다.
북한 무역회사 측에서 중국 대방들에게 요구한 물품은 ▲잠수복 1000여 벌 ▲산소통 1000여 개 ▲구명조끼 2000여 벌 ▲제트스키 엔진 200여 개 ▲제트스키 외장 부품 100여 개 등으로, 가격이 저렴한 보급용이 아니라 고급용을 원했다는 전언이다.
요구 수준에 맞는 물품들의 견적을 따져보면 잠수복과 산소통은 5000~1만 위안(한화 약 91~183만원), 제트스키 엔진은 20만 위안(약 3600만원) 정도로, 모두 다 합치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대방들은 해당 무역회사 측에서 요구한 물건이 고가에 해당하는 데다 크기도 커서 밀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측에서 요구하는 물량이 많고 금액도 높다 보니 물건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해관(세관)의 검열을 피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방들이 난색을 표하자 북한 무역회사 관계자들은 ‘앞으로 계속 좋은 일이 생길 테니 어렵더라도 힘을 써달라’며 완곡하게 부탁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여기서 ‘좋은 일’이란 중국 측과의 거래 확대를 의미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무역회사 관계자들은 이런 물건을 어디에 사용할 것이냐는 중국 대방들의 질문에 ‘군(軍)에서 필요한 물건들’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번에 물건을 요구한 북한 무역회사는 국방성 산하 대형 무역회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은 “북한 해군에서도 잠수복이나 제트스키를 사용하지만, 군부대에서 사용할 것들을 고급 사양으로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높은 권력을 가진 조직이나 간부가 필요로 하는 물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소 제트스키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3년 방북했던 미국 프로농구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은 김 위원장이 수십 대의 제트스키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와 제트스키를 함께 탔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북한 무역회사 측에서 요구한 물건을 실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