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주민들은 추석이 명절이라고 생각도 못 한다

북한 추석 성묘
성묘가는 북한 주민들. /사진=강동완 교수 페이스북 캡처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9월 초부터 추설 선물이 오고 가고 여인네들은 명절 음식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해마다 오는 명절이지만, 조상을 기리는 의미가 담겨 있어 설 명절과 함께 한민족이 가장 크게 준비하곤 한다. 그래서 최근 북한에 요즘 추석 준비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너무도 뜻밖이었다. “추석 명절 준비는 생각도 못 하고 있다.”

필자가 일명 ‘고난의 행군’도 겪어 보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없는 살림이지만 추석이나 설이 되면 고기와 물고기도 준비하고, 과일도 마련하여 조상도 기리고 고픈 배도 달랬다. 그래서 재차 물었다. “9.9절 보니까 축포도 쏘고, 난리가 났던데 그 정도냐?”

그러자 “뭐라도 준비해서 조상도 찾아보아야겠지만, 벌초나 하면 하고 상차림은 생가고 못 한다며 이전만큼의 흥도 없고, 한숨 소리만 높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가배·가위·한가위·중추절 등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명절이다. 추석은 1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을 맞이하는 달의 명절이다. 농경민족으로서 수확의 계절을 맞이하여 풍년을 축하·감사하며 햇곡식으로 밥·떡·술을 빚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여 그 은혜에 보답했다.

한국 정착 10년 차, 추석이면 가족 친지들과 함께 파주 통일전망대에 간다는 탈북민에게 물었다. 추석을 어떻게 준비하냐고 그랬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추석에 먹을 김치 담그기, 추석빔과 추석 선물 준비하기, 명절에 입을 옷 고르기 그러면서 추석 선물은 각자의 형편에 맞게, 그리고 선물은 받을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까지 한단다.

어깨와 허리가 아프다는 어머님을 위해서는, 안마기를, 늘 명절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바쁜 맏동서에게는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쁜 스카프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의 식사 초대권 같은 것도 준비한다고 한다. 한국에 정착하며 도움을 받은 고마운 분들에게는 건강식품이나 과일 선물 세트, 육류세트, 생활용품 등 다양한 선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할 만한 것을 고르느라 스트레스도 받는다고 한다. 행복한 스트레스다.

북한은 왜 저럴까? 자칭 ‘인민의 지도자’라는 김정은은 말로는 인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러시아에 가서 군수공장을 돌아다니며 동족을 살육할 전쟁 준비만 하고, 인민을 위해 부족한 식량 수입이나 러시아 어업권 문제 해결되었다는 소식은 눈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북한의 노동당과 김정은은 민족의 명절 추석을 생각도 못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변화와 개혁의 길에 나서는 것이 진정한 인민의 지도자 구실을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