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질타로 시작된 중앙당의 매서운 검열에 남포시 국토환경보호관리국 간부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남포시 국토환경보호관리국 간부가 중앙당의 협동 집체 검열에서 문제가 돼 여러 차례 불려 다니면서 비판받는 과정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가 시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평안남도 안석 간석지 피해 현장을 찾아 김덕훈 내각 총리를 비롯한 간부들의 무책임성을 신랄히 비판하고 남포시 국토환경보호관리국 등에 대한 집중 검열을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실제 남포시 국토환경보호관리국에 대한 중앙당 조직지도부, 규율조사부, 중앙검찰소 등의 협동 집체 검열이 시작돼 8월 말까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검열에서 문제가 된 남포시 국토환경보호관리국의 이 간부는 여러 번 검열조에 불려 가 ‘일꾼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심장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옷 벗을 각오를 하라’, ‘당표를 내놓을 각오를 하라’, ‘교화, 추방 갈 각오를 하라’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하게 추궁을 당했다.
도당도 아닌 중앙당의 협동 집체 검열에 여러 번이나 불려 다니며 지속 추궁을 받자 이 간부는 출근해서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내내 복잡하고 초조한 심경을 내비쳤다고 한다.
그러다 이달 초 그가 갑자기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두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알고 보니 그는 전날 저녁 아내와 자식들을 처가로 보내놓고 집에 유서를 써놓은 뒤 양잿물을 마셨던 것이었다.
그는 발견 당시 숨이 붙어 있긴 했으나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라 시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이 간부는 남포시 병원 독방에 수갑을 찬 채로 침상에 누워 있는 상태”라며 “지금까지도 의식이 없지만 검열조는 ‘책임이 있는 자를 그냥 편히 죽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살아서 책임을 질 수 있게 무조건 살려야 한다’고 병원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시된 간부가 이 한 사람만이 아닌데 유독 그가 더 조바심을 보였다”며 “써놓은 유서에는 ‘있는 자재, 기술로 최대한 열심히 양심껏 현장 지도를 했으나 그래도 잘못해서 심려를 끼쳐드렸으니 죽어 마땅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중앙당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이미 소문으로 퍼졌고, 검열에서 문제가 돼 잡혀간 간부들도 여럿이라 현재 남포시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