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10대 소년이 어린 나이에 가장이 돼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한창 학교에 다녀야 할 10대 소년이 어린 나이에 구루마(손수레)꾼이 돼 매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돈벌이에 나서고 있어 그를 지켜보는 청진시 주민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소년은 어머니가 병으로 사망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떠안게 됐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어머니가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했지만, 어머니가 사망하고 나서부터는 집에 벌이를 하는 이가 없어 가족 전체가 끼니를 굶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전언이다.
소년의 아버지가 있긴 하지만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여자들이 벌어서 온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게 응당한 것으로 돼 있다”며 “남자는 생활비(월급)도 배급도 안 나오는 직장에 다니면서 직장 일밖에 모르고 돈벌 줄을 모르니 집에 여자가 없으면 가족 전체가 그냥 앉아서 굶어 죽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소년의 집 역시 사실상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생활이 극심하게 어려워졌고, 결국 온 가족이 먹고살기 위해 소년이 직접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짐을 실어다 주는 일에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최근 주민들이 겨울나기 준비를 시작하면서 이 소년은 주로 탄이나 나무 등 땔감을 실어다 주는 것으로 돈을 벌고 있는데, 하루 종일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고작 북한 돈 2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 이 소년의 가정처럼 생활난으로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가정이 한둘이 아니고 절량세대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안타까운 모습들을 지켜보는 주민들 속에서는 ‘백성들의 삶이 이렇게 힘든데 국가는 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느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