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내 탈북민들이 북송에 대한 두려움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공안이 탈북민들을 불러 내 ‘죄 짓지 않으면 북송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다독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은 “이달 중순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사는 탈북민들이 관할 공안으로부터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다녀온 일이 있었다”며 “호출을 받고 긴장된 마음으로 나갔던 탈북민들은 공안의 말에 위안과 안도감을 느끼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랴오닝성 선양시 공안은 탈북민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죄만 짓지 않으면 북송하지 않을 테니 스트레스받지 말고 생활하라’면서 ‘신분 없이 밖에 돌아다니다 잡히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조용히 집에 있으라’고 강조했다.
실제 공안의 부름을 받고 다녀온 중국 내 탈북민 A 씨는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던 터라 죄가 없음에도 공안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가슴이 할랑거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그런데 공안에 도착하자마자 ‘북송시키지 않을 것이니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제야 안심이 되면서 가슴에 맺혔던 뭔가가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의 감정을 전했다.
A 씨는 “공안으로부터 ‘신분이 없이 다니다 잡히면 좋지 않은 생길 수 있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러자 거기에 있던 한 탈북민 여성이 ‘그러면 우리가 마음 놓게 살 수 있게 신분을 달라. 애를 낳고 사는데도 신분이 없어 여기서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고 떠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며 “공안은 ‘그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며 웃어넘겼다”고 그날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공안은 탈북민들이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 번호가 공안에 등록된 번호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 한 명씩 확인했고, 휴대전화에 깔린 메신저앱까지 모두 들여다봤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공안이 탈북민들의 일거일동을 철저히 추적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최근 공안은 한국행을 시도하다 단속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감옥 생활을 마치고 나온 탈북민들의 집에 한 달에 한 번꼴로 찾아와 사진을 찍어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국 내 탈북민들의 생김새, 거처, 가족이나 지인 관계,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들을 모두 장악해 관리하면서 한편으로는 북송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들을 다독여 범죄를 저지르거나 한국행을 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모양새다.
이는 북·중 간 인적 왕래가 본격화되면 중국 내 탈북민들의 강제 북송이 대대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더해 최근 북한 인권 단체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 반대 목소리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