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비료 도둑질한 50대 농장원, 6개월 단련형 선고받아

개인 텃밭 가꿔 식량 해결할 목적으로 비료 훔쳐…주민들 "생눈도 뽑는 세상이 오겠다"

황해남도 안악군 일대 논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황해남도 옹진군에서 50대 남성이 비료 절도 혐의로 체포돼 6개월 노동단련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중순 옹진군의 한 농장 소속 50대 농장원 박모 씨(남)가 작업반 비료를 도둑질하다 체포됐다.

박 씨는 지난 2월에도 작업반 농약 관리실에 보관된 비료를 훔치다 분조장에게 발각됐는데, 당시 분조장은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하고 박 씨의 도둑질을 눈감아 줬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비료를 훔치다 적발되면서 군 안전부에 넘겨져 법적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코로나 전에는 비료공장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해 대체로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를 사용해 왔고, 코로나 이후에는 국경 봉쇄로 중국산 비료마저 수입이 안 돼 비료 자체가 금싸라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된 비료는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가격도 비싼데, 일부 주민들은 개인 텃밭에 쓰기 위해 농사철을 맞아 국가적으로 공급된 비료를 몰래 도둑질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 물자 부족과 자연재해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수확고가 떨어져 일년내내 강냉이밥도 배불리 먹어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개인 텃밭마저 잘 가꾸지 못하면 농장원들은 고생만 하고 앉아서 손가락을 빠는 신세에 직면하게 되니 비료를 훔쳐서라도 개인 텃밭에 힘을 쏟으려고 한다”고 했다.

실제 이번에 체포된 박 씨는 군 안전부 조사에서 ‘개인 텃밭에 비료를 줘야 하는데 밥도 제대로 못 먹는 형편에 비료를 사려니 돈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작업반 비료 도둑질에 나섰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농장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가에서 농장들에 어느 정도의 비료는 공급하고 있지만, 농사를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어서 나머지는 농장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농장원들이 비료를 도둑질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농장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비료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해 주지도 못하면서 정보당 수확고를 늘려 식량 문제를 자체로 해결하자고 하니 기가 막히는 것”이라며 “수확고를 높이려면 그에 필요한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 주고 사람들을 독려해야 효과가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주민들 속에서는 모든 주민이 가난이라는 늪에 빠져 도둑질이 아니라 생눈도 뽑는 그런 세상이 올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