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서 부부 간 갈등에 따른 가정폭력 사례 늘어…이유가…

소식통 "모내기 동원 여성들 보면 이곳저곳 멍들고 다쳐…남편들 외상으로 술 담배 사서 싸움"

북한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살림집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여성들의 가정폭력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19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안주시에서 부부 간 갈등으로 폭행을 당하는 여성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안주시의 한 인민반에서는 부부싸움으로 동네를 떠들썩하게 하는 세대가 16세대나 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안주시에서는 인민반 동원에 나오는 가정주부들 가운데 얼굴에 퍼렇게 멍이 들거나 다리를 저는 여성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남편과 갈등을 겪다 가정폭력을 당한 경우라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 인민반에서 들을 가두여성(전업주부)들을 모내기에 동원하고 있는데, 동원돼 나오는 이들을 보면 웃는 사람이 없고 분위기가 어두운데다 몸 이곳저곳이 멍들고 다쳐 차마 안타까워서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가정폭력을 당한 원인이 거의 비슷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남편들이 밖에 나가 외상으로 술과 담배를 살 뿐만 아니라 마치 맡긴 것을 찾듯 뻔뻔스럽게 돈을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을 겪은 여성들은 대개 장사꾼들이 외상 물건값을 받으러 집에 불이 나게 찾아오면서 싸움이 시작되는데, 점점 언성이 높아지다가 결국에는 폭행으로 이어져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요새는 어느 집이라 할 것 없이 남편들이 아내들에게 손을 댄다”면서 “생활난에 가족이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사회적 동원은 동원대로 참가해야 해서 모든 게 힘에 부치는 상황이지만 남편들이 생활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외상으로 술과 담배를 사거나 돈을 달라고 하니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생활난이 지속되면서 가정들에서 부부싸움이 늘고 웃음이 나오는 집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가족이 먹을 쌀도 없어 굶고 있는데도 남편들이 술 담배를 끊기는커녕 외상을 해서라도 사려고 해 심각한 갈등 문제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제로 가정폭력을 경험한 여성들은 ‘이 세상에 우리나라(북한) 여성들처럼 값이 없고 불쌍한 여성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