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주민들의 먹는 기름(식용유) 문제를 자체로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원료가 되는 해바라기를 심을 것을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강원도 당위원회는 이달 중순 도 농촌경리위원회와 각 시·군 농업경영위원회들을 통해 먹는 기름 문제 해결을 위해 원료생산을 앞세워야 한다면서 모든 곳에서 해바라기를 심을 데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특히 도당은 올해 전 도민이 기름 원료생산에 떨쳐나 먹는 기름 문제를 무조건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도내 모든 기관 기업소, 농장, 심지어 학교, 인민반,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에까지 해바라기를 심어 가을에 바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강원도가 북한에서 날씨가 가장 따뜻한 지역인 만큼 해바라기 생산에서 전국의 모범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올해 기름 원료생산에서 전국의 모범이 되고 꼭 주민들의 먹는 기름 문제를 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도당은 ‘이제껏 우리가 중국에서 수입한 기름을 먹었는데, 중국 기름은 유독 성분을 제거하지 않은 눅거리(값싼) 기름’이라면서 ‘우리가 더는 그런 것을 먹어야겠는가. 우리가 생산한 원료로 먹는 기름 문제를 해결하자’고 선전하기도 했다.
결국 해바라기 과제는 기관 기업소별, 세대별, 학생별 과제로 내려지고 수매계획까지 선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도당의 이런 지시에 주민들은 쌀이 없어 고생하는 판인데 기름까지 생각할 형편이 되느냐면서 알곡 심을 땅도 부족한데 해바라기를 심어서 경지면적을 줄이는 것과 같은 행위는 현실에 맞지 않다고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당 정책을 집행하지 않을 수도 없어 집 주변이나 뒷산, 집터 밭 둘레에 해바라기를 심어야 하는 상황인데, 해바라기가 여무는 가을철에 이것을 또 지키는 문제가 단순하지 않아 주민들은 벌써 걱정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일부 돈 있는 주민들은 해바라기를 심어서 도둑맞느니 차라리 심지 않고 품도 안들이고 가을에 가서 중국에서 들어오는 해바라기 씨를 사서 바치는 편이 낫겠다며 아예 심을 차비(채비)를 하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주민들은 먹는 기름 문제를 풀겠다면서 주민들에게 해바라기 과제를 내려 부담을 주는 당의 모순적인 처사에 헛웃음을 치면서 ‘차라리 우리에게 기름을 주지 말고 자체로 살라고 하는 게 어떠냐. 그게 더 다행인 일인데 왜 이렇게 사람을 들볶느냐’며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