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지구 건설장 투입 청춘남녀 연애에 ‘골머리’…대책은?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남녀 숙소 분리 시키라 지시…저녁 점호로 인원 장악하는 규율 세우기도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 건설장의 청년 돌격대원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양시 서포지구 건설 현장에 투입된 청년들의 연애 문제로 가까이에 있던 남녀 숙소를 멀리 떨어뜨려 놓는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는 서포지구 건설장에 동원된 청년 돌격대원들 속에서 불편한 연애 현상들이 드러나 건설에 지장을 준다면서 가까이에 마주 있던 남녀 숙소를 분리시킬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서포지구 건설장에 투입된 청년 돌격대원들 중에는 기혼 청년들도 있지만 대부분 미혼 청춘남녀들이라 현장에서 이모저모의 연애 문제로 입방아에 오르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고향을 두고 멀리 평양으로 와 살림집 건설에 주력하고 있는 청춘남녀들은 중에는 힘들고 외로운 현장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일하는 과정에 차츰 가까워져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여럿 있는데, 최근 이것이 건설 사업 진행에 지장을 준다는 현지 일꾼들의 보고가 청년동맹 중앙위원회에 접수됐다고 한다.

실제 황해남도 여단 돌격대에서는 20대 후반의 남성이 20대 초반의 동향 처녀와 한밤중에까지 뜨겁게 연애하다가 여단 지휘부 지휘관들에게 들켜 비판 무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미 결혼한 남자 돌격대원들이 아내와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된 상황에서 건설 현장의 처녀 돌격대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임신하게 하는 사건까지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런 현상들이 한두 건이 아니고 소문이 무성할 정도로 돌격대 안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에 청년동맹 중앙위는 직접 현장에 가서 조사하고 긴급하게 집중사상투쟁회의까지 열어 사태의 엄중성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청년동맹 중앙위는 ‘전국의 모든 청년이 수도 건설장에 동원된 것은 사회주의 건설의 보람찬 투쟁에서 애국청년의 기개를 남김없이 발휘하고 수도건설의 새 역사를 펼치려 온 것’이라면서 ‘연애할 시간에 몰탈(모르타르) 한 삽이라도 더 떠서 수도건설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문제를 일으킨 청년들을 건설장에서 퇴출하고 귀가시키도록 하는 한편, 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조치로 남녀 숙소를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이 대책이라면서 당장 분리시킬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날 여성 돌격대원 숙소에서 1㎞ 떨어진 곳으로 남성 돌격대원 숙소를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고, 여기에 더해 일이 끝나 모두 숙소로 돌아오면 점호를 통해 인원을 장악하는 규율이 세워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강화된 규율과 관련해 미혼 청년 돌격대원들 속에서는 ‘유부남 청년들이 처녀를 꼬드기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우리 같은 처녀, 총각들은 연애를 금지당하는 게 아니냐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