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부 훈련 총화…비상미 없이 참가해 무보수노동 처벌

비상미 준비 미흡 지적…주민들 “오늘 먹을 쌀 한 줌도 귀한 때 배낭에 비상미를 늘 넣어두라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9일 서부지구 화성포병부대를 찾아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현지지도 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민방위부가 지난 3월에 실시한 군민 합동 훈련에 대한 강평 총화를 진행하고 상벌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중앙당 민방위부는 지난 1일 3월에 있었던 군민 합동 훈련 총화를 진행하고 표창과 처벌 내용을 하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진행된 군민 합동 훈련에는 3군단 1개 사단과 남포시 민방위군, 1군단 1개 사단과 강원도 민방위군, 9군단 1개 연대와 회령시 민방위군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정예군과 민방위군이 참가한 것이 아니라 총참모부의 불시 명령에 따라 지명된 3개 인민군 부대와 해당 주둔지 민방위군만 이번 합동 훈련에 참가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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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이번 총화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남포시 민방위군이 상급 단위인 중앙당 민방위부의 표창을 받았다”며 “남포시 민방위군은 불의 명령에 전시 비상용품 구비와 행동 질서, 전투조직표를 규정대로 집행하면서 동작의 신속성을 보장한 것으로 높이 평가됐다”고 전했다.

반면 강원도와 회령시 민방위 부대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전시 비상미를 항시 준비하지 않거나 비상미 준비 없이 비상용품 배낭을 형식적으로 메고 나와 훈련에 참가한 강원도, 회령시 민방위군 개별적 대상들이 총화에서 문제시됐다”며 “이로써 소속 민방위군이 전투력 판정에서 낙제점을 받았고 제기된 개인은 무보수노동 1개월 행정 처벌이 통보됐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당 민방위부는 이번 총화 자료를 훈련에 동원되지 않은 전국 민방위부들에 배포해 군민 합동 훈련의 경험과 교훈을 교양에 활용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앙당 민방위부는 이번에 진행된 군민 합동 훈련에서 나타난 편향을 지적하면서 “미 제국주의와 남조선(남한) 괴뢰 역도들이 언제 전쟁을 일으킬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엄중한 정세에도 주민들 속에서 정세와 무관하게 돈벌이나 개인 뙈기밭 농사에나 눈을 밝히면서 훈련에 누락하거나 비상미도 없는 빈 배낭을 메고 나오는 비긴장한 현상도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이 쳐들어오는데 먹고 사는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가. 훈련 때 비상용품에 넣을 비상미가 없다고 하는 현상들은 정세가 긴장한 틈을 타서 우리 제도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려는 적들을 돕는 반국가 행위임을 명심하고 정세가 긴장할 때 말과 행동을 똑바로 하라”고 강조했다.

내부에 긴장 분위기를 조성해 훈련에 대한 만성적 태도를 바로잡으면서 주민들의 대남·대미 적개심을 유발해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중앙당 민방위부는 군민 합동 훈련의 중요성을 군부대 지휘관, 민방위 단위 일꾼들부터 똑바로 인식하고 비상용품 준비와 전시 행동 규범 및 규정을 민방위 대원들에게 재교육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평시 먹고 살아남아야 전시 비상미도 의미 있는 것인데 오늘 먹을 쌀 한 줌도 귀한 때 배낭에 비상미를 늘 넣어두라는 규정은 웃긴다”, “군민 합동 훈련도 가물(가뭄)에 콩 나듯 하고 비상용품 규정도 옛날 것인데 그것부터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등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