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관개 체계 완비를 강조하며 밭을 논으로 전환하는 사업 집행을 독촉하고 있어 농촌들에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국가가 지구 온난화로 땅이 마르고 가뭄 현상이 점점 더 지속화돼 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모든 농촌에 관개시설 보장 방침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사업을 당장 집행하라고 닦달하고 있어 농장 일꾼들과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8일 또다시 내려온 내각 농업위원회 지시에는 ‘누구보다도 고생을 많이 한 농업 근로자들이 부유하고 문명한 사회주의 이상향에서 행복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하려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한 의지’라며 관개 문제 해결을 재차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는 특히 앞 지대 농장들의 웬만한 강냉이(옥수수)밭들에 관개시설을 보강해 논으로 바꾸는 문제에 관한 구구절절한 지시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에 평안남도는 농업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결정 사상과 그에 따라 내려온 방침들을 관철하는 시늉이라고 해야 한다면서 관련 사업에 주민들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현재 학생들을 포함한 평안남도 주민들은 저지대에 있거나 저수지, 호수, 강과 가까운 곳에 있는 밭들을 싹 갈아엎는 작업에 총동원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노골적으로 불평하지는 못하고 끼리끼리 모여서 비난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주민들은 “국가가 농촌을 도와 알곡 문제를 풀겠다더니 결국 이런 방법밖에 없느냐”, “이러다가 올해 농사를 더 망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말을 하면서 총동원 지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농장 관리일꾼들조차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 관리일꾼들 속에서조차 “작년에는 강냉이밭에 밀을 심으라고 하더니 이제는 논으로 만들라고 한다”, “토양적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갑자기 강냉이밭들을 논으로 만들라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 울며 겨자 먹기로 해야 해 농장 관리일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