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한국과 미국 브랜드의 옷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데일리NK는 최근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중국의 한 공장에서 일하며 생산한 의류 사진을 입수했다.
입수한 사진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가공한 점퍼와 캐주얼 정장 자켓, 바지 수십 벌이 담겨 있었다는데, 여기에는 미국 유명 브랜드의 의류 제품이 포함돼 있었다.
실제 경량 패딩 점퍼에는 ‘Airwalk’(에어워크)라는 상표가 붙어 있었고, 옷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삼각형 모양의 에어워크 로고도 부착돼 있었다.
Airwalk는 미국의 collective brands라는 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의류 브랜드다.
다만 Airwalk가 여러 나라에 상표권을 판매하고 상표권자가 의류를 생산하는 경우도 있어 북한 노동자가 생산한 제품이 미국 본사에서 주문한 제품인지 아니면 한국 등 다른 나라의 기업에서 발주한 제품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또는 미국 등의 기업이 중국에서 의류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 제품의 생산 단계 중 일부를 하청 맡기기도 하는데, 북한 노동자들이 채용돼 있는 중국 공장들이 이런 하청 주문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지난 2021년에도 HAZZYS(헤지스), 노스페이스, 휠라, 르꼬끄 등 한국에 납품되는 의류 제품이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中 파견 북한 노동자 생산 의류 80%, 한국에 납품되고 있어”)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021년까지만 해도 중국에 파견 나온 북한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한국, 미국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이었지만, 2022년 많은 글로벌 기업이 중국 공장을 철수하면서는 하청 주문이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과 미국 중소기업의 발주가 지속되고 있어 현재도 북한 노동자가 생산하는 의복 전체의 80% 이상이 한국과 미국의 브랜드라는 게 대북 소식통의 주장이다.
실제 이번에 입수한 사진 속 남성 캐주얼 정장 자켓과 바지는 한국 기업의 주문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한국 기업이 하청 주문하는 경우에는 기준이 까다로워서 여러 차례 검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다만 한국인이 직접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장에 실사를 나온 적은 없고 하청 주문을 관리하는 중국인이 검수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장에 한국 기업의 하청 주문을 넘기는 중간 브로커 역할은 대부분 화교 사업가들이 담당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주문이 없으면 북한 노무자들이 일하는 랴오닝성 공장들이 다 문을 닫아야 한다”며 “대형 기업의 주문은 눈에 띄게 줄었으나 아직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 기업의 주문으로 공장이 운영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