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급중학교 졸업생들 사이 간호원학교 인기 상승…이유가?

코로나 후 주사만 잘 놔주면 쉽게 돈벌이 할 수 있다는 인식에 잘사는 집 자식들도 입학 희망

예방접종하는 북한 의료진과 아동. /사진=연합

최근 북한에서 간호원학교가 인기를 끌면서 입학 청탁을 위한 뇌물 비용도 만만치 않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평성시에서는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간호원학교에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며 “간호원학교를 졸업해 주사만 잘 놓아줘도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2년제인 간호원학교를 졸업하면 간호원(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병원에 취직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 평성 등 대도시에서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이나 전문학교를 갈 수 없는 학생들이 간호원학교에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도시에서도 잘사는 집 자식들이 의학대학이나 의학전문학교가 아닌 간호원학교를 택하고 있어 입학을 위한 뇌물 액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잘사는 집 자식들이 간호원학교를 선호한다는 것은 코로나 후 주민들 속에 주사 놓는 법만 알아도 굶어 죽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 이후 잘사는 집들도 어려움을 겪어서인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대학에 가라고 해도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며 “자식들은 대학 나오면 무슨 소용이냐며 기간이 짧은 학교를 졸업하고 일찌감치 돈벌이에 뛰어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간호원학교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학대학은 6년, 의학전문학교는 3년으로 교육 기간이 너무 길고 간호원양성소는 6개월짜리지만 병원에 배치되면 험한 일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기간이 적당하고 졸업 후에도 주사를 놔주는 것으로 자체 돈벌이까지 할 수 있는 간호원학교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간호원학교의 장점은 졸업 후 병원에 다녀도 의사들처럼 생명을 책임지지 않아도 되고, 간호원양성소 졸업생들처럼 뒤치다꺼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면서 “더욱이 간호원으로 일하게 되면 공장 기업소의 청년들과 달리 돌격대나 집단진출에 선발되지 않기 때문에 간호원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평성시 은덕 고급중학교 졸업반 여학생 10명 중 3명이 간호원학교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해 시 교육부에서 내려지는 간호원학교 뽄트(추천)는 학교별로 1~2개 정도인데 30%가 간호원학교를 희망해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간호원학교를 선택한 학생들을 보면 비교적 가정형편이 좋은 집 자식들인데, 이 학생들의 부모에게서 뇌물을 많이 받아온 교육일꾼들이 학교 추천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