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회사들, 北과의 선박 무역 위해 남방으로 몰려간다

본거지인 동북부에서 남방으로 활동 무대 옮겨…대북 제재 품목 北 반입 가능성 높아져

신의주 압록강변에 북한 선박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중국 동북 지역에서 북한과 거래해왔던 중국 무역회사들이 최근 남방 지역에서 북중 무역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북중 간 선박 무역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랴오닝(療寧)성에 본부를 두고 북중 무역에 나섰던 중국 무역회사들이 산둥(山東)성 등 남방 지역에 지사를 설치하고 있다. 다롄(大連), 룽커우(龍口)항 등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들어가는 선박 무역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사태 3년 동안 중국 회사들은 본거지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무역하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최근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활동 무대를 옮기는 일이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사업자등록이 돼 있고 과거 북한 무역회사와 거래했던 이력이 있다면 비교적 쉽게 남방 지역에서 북한과의 선박 무역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중 간 선박 무역은 중국 정부의 허가가 없으면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타 지역 무역회사들이 남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북한과의 무역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롄이나 룽커우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선박은 대부분 대형 선박이어서 과거 랴오닝성에서 무역할 때보다 많은 양을 한 번에 거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동북부에서 활동하던 무역회사들이 남방으로 활동지를 옮기는 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랴오닝성에서 북한과 거래할 때는 거리가 가까워 물류 비용이 저렴했으나 산둥성으로 활동지를 옮기면 물류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물건 구입이나 유통 경로 또한 개척해야 하는 등 투자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랴오닝성의 무역회사들은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산둥성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문제는 북중 간 선박 무역이 활발해질수록 대북 제재 품목이 북한에 반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랴오닝성 단둥(丹東) 등에서 이뤄지는 북중 무역은 국제사회의 감시에 노출되기 쉬워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은 물건들이 수출 품목의 주를 이뤘다.

하지만 선박 무역의 경우 한 번에 많은 양의 물건을 실을 수 있어 제재 품목을 위장하기가 쉽고 해상 환적으로 공식 무역에 잡히지 않는 물품과 물량을 거래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남포항에 하역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비축 시설을 확대하지 않는 한 남포항을 통한 수입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철도나 다른 육로 무역보다 선박으로 하역할 때 북한 당국에 유리한 물품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선박 무역이 육로 무역보다 유류 제품 수입 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어 선박을 통한 수출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남포항은 국가 주도의 무역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항구이기 때문에 주로 북한 간부 등 상류층을 위한 수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남포는 본질적으로 평양의 항구”라며 “이것은 국가 전체에 필요한 물품보다 북한 엘리트들에게 더 많은 상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것에 방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