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일부 보위원들이 불법 외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자수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최근 회령시에서 일부 담당 보위원들이 업무 실적을 내기 위해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자들을 찾아다니며 자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 한 명도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어 보위원들이 ‘제발 자수해달라’고 부탁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회령시에서는 국경이 오늘내일 열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경 지역 담당 보위원들의 자리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국경이 열리면 밀수하는 주민들의 뒤를 봐주고 주머니를 채울 수 있어 일단 국경 지역 담당 보위원 자리를 차지하면 승진도 마다할 정도라고 한다.
다만 매달 말에 진행하는 실적 평가에서 실적이 낮거나 없으면 국경 지역 담당 보위원 자리를 지키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실정에 현재 국경 지역 담당 보위원들은 실적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특히 불법 외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의 자수를 받아낸 건수가 실적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다른 때도 아니고 지금처럼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중국 손전화를 바치고 자수한다는 것은 그만큼 주민들에게 당의 뜻을 제대로 잘 전달했다는 것으로 되기 때문에 자수를 많이 받아낼수록 사업을 잘하는, 능력 있는 보위원으로 평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경 지역 담당 보위원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자수하도록 해 이를 실적으로 쌓으려 불법 외국 휴대전화 사용자 명단에 올라 있는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자수를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중순 회령시의 한 담당 보위원은 한 브로커를 찾아가 “이달 들어 실적을 하나도 내지 못했으니 좀 도와 달라. 쓰지 못하는 전화기도 일없고(괜찮고) 전화기 유심(USIM)이 없어도 되니 아무 전화기나 바치고 자수서만 작성하면 된다. 그 어떤 피해도 받지 않게 잘 처리하고 앞으로 뒤도 잘 봐주겠으니 한 번만 도와 달라”며 사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담당 보위원도 돈 이관을 전문으로 하는 송금 브로커를 찾아가 “지금 자수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중국 손전화를 가지고 있거나 사용하다 단속되는 즉시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가게 될 수 있으니 빨리 자수하라”며 회유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이 자리 지키기에 얼마나 바빴으면 체면도 없이 단속 대상이었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자수해 달라고 애걸 하겠느냐”면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보위원들의 처사에 주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보위원들이 주민들을 자수시켜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 손전화 사용자들은 보위원들에게 돈을 찔러주고 가깝게 대상(상대)하다가도 뒤통수를 맞은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닌데 바보가 아닌 이상 보위원들의 수에 넘어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