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5호 창고’ 풀어 주요 기업소 노동자들에 식량 공급

연초 국가계획 총매진을 위한 비상 대책…시장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쌀·옥수수 판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24일 “김책제철연합기업소의 방대한 주체화 대상 공사가 드디어 마감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며 “모든 건설 대상들의 건축 공사가 앞당겨 결속되고 무려 수천 톤에 달하는 강철 구조물 제작과 조립이 성과적으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가 도내 주요 생산기업소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식량 공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당은 지난달 23일 도내 주요 생산기업소 노동자들의 식량 공급 문제를 놓고 긴급히 회의를 열고 대책을 토의했다”며 “이에 따라 도내 예비 식량들을 박박 긁어 지난달 25일부터 식량 공급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내 주요 생산기업소 노동자들은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겨우 공장에 출근하고 있는 형편이며, 일부는 식량난에 출근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함경북도당은 어떻게든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려 애를 썼으나 도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어서 중앙에 보고를 올리고 긴급히 회의를 열어 주요 생산기업소 노동자들에 대한 식량 공급 문제를 토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도당은 토의 끝에 청진제강소, 김책제철소, 성진제강소, 길주팔프공장 등 생산이 바쁜 도내 주요 생산기업소들을 추려 지난달 25일부터 식량 공급을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당은 연초 국가계획 총매진을 위한 비상 대책으로 당에서 관리하는 민수재난용 양식창고인 5호 창고의 양식을 풀도록 지시했다”며 “지정된 양곡판매소들에 양식을 들이도록 하고 강냉이(옥수수)는 1200원, 쌀은 2300원이라는 싼값으로 한 노동자 세대에 강냉이 20kg과 쌀 5kg씩 판매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식량 공급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소들에서는 공장생산부의 도장이 박힌 문건들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줬고, 공급이 시작되자마자 지정 양곡판매소들에는 서로 먼저 타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람들끼리 실랑이를 벌이다가 싸움까지 터져 아주 난리였다”며 “이에 결국 양곡판매소가 이틀 만에 문을 닫아 예정된 양의 20%밖에 공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공급이 끊기자 기업소들에서는 도당에, 도당은 중앙에 상황을 보고했으며, 중앙에서는 이른 시일 내 공급 재개할 테니 함경북도는 1/4분기 생산 마감 달인 3월 말까지 노동자들의 출근율을 100%로 끌어올려 주요 생산기업소들의 만가동 만부하를 보장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식통은 “시장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식량을 공급받은 주요 생산기업소 노동자 가족들은 너무 반갑고 좋아 펄쩍 뛰었으나, 공급 대상에 들지 못한 일반 노동자 가족들은 우리도 국가 일을 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우리는 공급을 못 받느냐면서 서운함과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