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제강소의 노동자들이 다른 때에 비해 보잘것없는 명절 공급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2월 16일을 맞아 청진제강소에 명절 공급이 내려졌는데 다른 때보다 퍽 질이 낮아 노동자들 속에서는 ‘국가가 중요시하는 생산기업소의 명절 공급이 점점 더 한심해진다’는 불만이 나왔다”고 전했다.
청진제강소 노동자들은 코로나 사태 3년간 제대로 배급을 타지 못해 모두 생계난에 직면해 있는 상태라 이번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을 계기로 배급이나 명절 공급이 있을 것을 상당히 기대하며 기다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기업소 당위원회는 지난 11일 토요학습을 마친 후 이날부터 15일까지 5일간 명절 공급을 진행한다고 공지하고, 노동자들이 후방부 경리과에 가서 직접 개별적으로 타갈 것을 지시했다.
노동자들은 해마다 광명성절이면 닭 1마리와 달걀 20개, 술, 기름 정도가 명절 공급으로 내려졌기에 올해도 잔뜩 기대하고 후방부 경리과에 가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물자를 받자마자 실망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광명성절 공급으로 고작 술 1병에 닭알 5알이 내려지자 노동자들은 너무 어이가 없어 경리과 일꾼들에게 모두 한마디씩 다 볼 부은 소리를 던졌고 물자를 타려고 길게 늘어서 있던 노동자들까지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자들은 “배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국가가 생산계획을 하고 있는 공장에 이런 정도로 공급을 해주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 “가정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라는 명목으로 직장에 나와서 일하는데 고작 이것을 들고 가서 어떻게 명절을 쇠라는 것이냐”며 잔뜩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한 여성이 나서서 “모두 무슨 불만이 이렇게 많은가. 나라 사정이 어려운 걸 알면서 반동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 제정신이 있냐”고 소리쳤고, 일순간 노동자들이 모두 입을 다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제강소 당위원회 부원의 아내이자 제대군인 당원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이 여성이 자리를 뜨자 노동자들은 “당위원회 간부들은 따로 풍족하게 명절 공급을 받고 배급도 흰쌀로 타 먹으니 세상모르고 나서는 것”이라며 다시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청진제강소 노동자들은 말이 아닐 정도로 가난하다”며 “노동자들은 고작 5알 되는 닭알 조차도 가정에서 그냥 삶아 먹을 형편이 못되어 시장에 내다 팔고 그것으로 쌀을 사서 끼니를 잇는 비참한 실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