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2월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에 맞춰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열병식에는 신형 전략무기도 상당수 등장할 예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지난해 7월부터 군단, 사령부, 군사대학, 군관학교 종대별 대열 연습을 지휘부 소재지에서 하고 3개월 전부터는 중앙(평양)에 올라와 총관통 흐름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의소리(VOA)는 지난달 20일 평양 미림비행장에 대규모 인원이 집결해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열병식은 조선인민군 창건기념일에 진행될 예정이고 참여 인원은 2만여 명”이라며 “열병 종대에는 항일의 혁명 전통을 이어받아 인민군대 승리의 역사를 수놓아온 전군 군단, 사령부, 기계화 부대 군종 등이 있고 군사대학, 군관학교, 특수군 등도 한 개 종대씩 맡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1만 5000여 명을, 2021년 제8차 당대회 열병식 때는 1만여 명을 동원했다. 역대급 장비와 인원을 동원했다고 평가되는 지난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2만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이 열병식 개최 시점으로 밝힌 조선인민군 창건일은 올해로 75주년을 맞는다. 북한이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특별하게 기념해오고 있는 만큼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력 강화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열병식에는 미사일 등 전략무기가 동원될 것”이라면서 “(열병식에 동원될 무기들은) 5개년 국방 발전계획에 포함된 무기체계로 새로 편제되거나 (실전) 배치될 것들”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제시한 5개년 국방 발전계획에는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 5000㎞ 사정권 내 타격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의 개발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 발동기(엔진) 대륙간탄도로케트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 무기의 보유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북한은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군인들의 방한 대책이나 방역 대책을 별달리 마련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훈련 자체가 땀이 나는 훈련이고 강도 높은 훈련이기 때문에 방한 대책이 별다른 게 없고 땀이 식을 때 조심하라는 정도다”라며 “땀 흘리고 식으면 추워지고 하는 게 반복되다 보니 기침으로 쿨럭거리는 참가자들이 많은데 특별히 주사약은 없고 아스피린이나 파라세타몰 같은 간단한 약을 보장해주는 정도고 그마저도 열이 38도 5부(38.5도)를 넘지 않으면 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열병 훈련장 군의부는 어지간한 열은 위급한 대상이 아니며 얼마든지 훈련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진단한다”며 “훈련하다가 다치거나 쓰러진 사람도 더러 있으나 보조 인원으로 갈아대면서 훈련을 계속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열병식을 준비하는 군인들은 오전 5시 반에 기상해 6시 반까지 식사 및 정돈을 끝내고 7시까지 훈련장에 모인 뒤 저녁 식사 시간 30분 전인 오후 6시 30분까지 훈련하고 있다.
군인들의 식사는 지난 10일부터 잘 나오기 시작해 하루 네 끼가 보장되고 간식도 두 번 나와 그 전보다 여건이 좀 나아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