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완공된 평양 송신·송화지구 고층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는 주민들이 단수로 불편을 겪어 북한이 긴급히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일 화성구역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 중앙지휘부에 ‘인민군 시공 참모진을 동원해 송신·송화지구 80층 아파트를 비롯한 일부 살림집들의 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라’는 상급 참모부의 지시가 하달됐다.
현재 화성구역 1만 세대 살림집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건설장 중앙지휘부와 인민군 시공 참모들은 앞서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참여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이들을 동원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해마다 평양에 1만 세대씩 2025년까지 총 5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첫 사업으로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을 진행해 지난해 완공과 입주를 모두 끝마쳤다.
이후 북한은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사업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는데, 고층 아파트 입주자들이 겨울철 단수 문제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면서 즉각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해 말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원수님(김 위원장) 대(代)의 살림집 건설은 천년 책임, 만년 보증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며 “이에 따라 군과 내각이 평양시에 새로 건설된 살림집들의 겨울철 단수 실태를 심각하게 보고 책임지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송신·송화지구 고층 아파트에서 나타난 단수 문제에 내적으로 ‘전망이 아무리 좋아도 단수 현상을 풀지 못한다면 차라리 물을 길어 먹기 편한 낮은 층수의 낡은 아파트에서 사는 게 낫다’ 말이 나오자 국가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와 믿음을 깨뜨리지 않으려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현재 화성구역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에 동원된 인민군 시공 참모들이 주야 짬(여유) 시간을 동원해 긴급회의와 송신·송화지구 80층 아파트 현지답사를 진행했다”며 “그리고 큰 마력의 전동기와 뽐프(펌프)를 옥상에 설치해 물을 위에서 아래로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해 즉시 필요한 자재 목록을 상부에 올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9일 평안남북도 무역관리국과 신의주 세관에는 송신·송화지구 및 화성구역 고층 살림집 설치용 전동기, 펌프, 기타 부자재에 대한 긴급 수입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이미 완공된 송신·송화지구 살림집뿐만 아니라 현재 짓고 있는 화성구역 살림집의 단수 문제까지 고려해 무역사업을 조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현재 평안남북도 무역관리국들에서는 제기된 품목들을 긴급히 수입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