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시청·유포한 남포시 대학생 2명 ‘공개재판’ 받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으로 걸려들어…500여 명 앞에서 공개 비판하고 15년 교화형 선고

CD, USB, SD카드. /사진=데일리NK

지난달 말 북한 남포시에서 불법 영상물을 시청한 2명의 20대 대학생이 공개재판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13일 “지난달 말 남포시 경기장에서 남조선(남한) 영상물을 시청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걸린 2명의 남포교원대학 학생들에 대한 공개재판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재판은 500여 명의 청년 대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으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2년을 맞아 시 안전부장 등 간부들이 직접 참석했다.

가장 앞줄에는 재판에 회부된 학생들의 동기생들을 비롯한 남포교원대학 학생들을 일렬로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대학생 2명은 남조선 영화와 방송 노래 경연을 보고 유포시킨 혐의로 지난 5월 말에 체포돼 6개월 간의 예심을 받고 재판에 넘겨진 것”이라며 “이들은 예심 기간을 오래 거치다 보니 형편없이 야위고 지친 모습으로 공개재판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재판에서는 우선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해 대학에서도 수업을 일시 중단하고 학생들을 자가 격리시키는 등 전국적으로 비루스(바이러스)와의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이들이 문을 닫아걸고 남조선 영상물들을 시청했다’는 행위가 고발됐다.

특히 재판에서는 ‘우리나라(북한) 안전원이 남조선 안기부(국가정보원)과 힘을 합쳐 사건을 수사하거나 난관을 이겨내는 내용의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안전원들을 비방하고 남조선 괴뢰도당을 비호하며 히히거렸다’며 대학생들의 사상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이 다른 대학생들에게 메모리를 전달해 불법 영상물을 유포시킨 죄도 언급됐다.

그러면서 ‘나라가 어렵고 힘든 시기에 사회주의 제도 수호보다 한순간의 안일과 쾌락에 빠져 혁명의 낙오자로 전락한 청년들이 많다’면서 가정과 사회에서 제대로 교양이 안 되고 있는 점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소식통은 “결국 이들 2명의 대학생은 15년형을 선고받았다”며 “이들이 머리를 푹 수그리고 부들부들 떠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안 보면 될 것을 왜 봤느냐’며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