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80층 아파트 승강기 전기 보장… ‘사람 못 살 곳’ 인식 깼다

김장·월동준비철인 11월 고층 세대 편의 위해 특별히 신경 써…해당 주민들 '호평' 쏟아져

북한 평양 송신·송화지구
북한 평양 송신·송화지구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양시 인민위원회가 올해 김장철에 송화지구에 건설된 80층 초고층 아파트 승강기용 전기를 보장해 주민들의 호평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7일 “평양시 인민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11월 15일부터 20일간 사동구역 송화거리에 있는 80층 아빠트(아파트) 승강기 전용 전기가 아침 5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보장돼 고층 거주자들 모두가 겨울 김장용 채소를 올리고 오물을 내리는 데 편했다”고 전했다.

만성적인 전력난에 평소에는 승강기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어렵지만, 이른바 ‘반년식량’을 마련하는 김장철만큼은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전기를 특별히 보장해준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인민위원회는 송배전부에 지시해 80층 초고층 아파트 승강기용 전기선을 단독으로 끌어 쓰고 가동 시간을 보장함으로써 고층에 거주하는 주민이 월동준비나 김장 기간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송화지구의 상징인 80층 초고층 아파트 주민들의 김장용 재료는 물론 월동준비를 위한 난방용 땔감을 운반하는 데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특별히 신경을 기울인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아침저녁 출퇴근 2시간씩만 가동하는 것으로 정해진 일상 승강기 가동 규정을 깨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책이 내려져 80층 아빠트 고층 거주자들이 상당히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실제 승강기 내부에는 11월 15일부터 12월 5일까지는 아침 5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승강기를 운행한다는 내용의 공고가 나붙었고, 이에 주민들은 정해진 기간과 시간에 김장재료들과 월동용품을 수월하게 옮기고 김장 쓰레기도 편하게 오물적재장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입주할 때 사람들이 서로 고층에 가지 않으려고 한 것은 1년에 한 번뿐인 월동준비 때 개고생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컸다”면서 “고층 거주민들은 매해 월동준비 때만이라도 늘 이랬으면 좋겠다고 하면서도 겨울에 전기사정이 더 각박하니 아직은 국가정책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승강기 전기 보장 소식이 평양 시내 여러 곳에 전해지면서 중심 구역 주민들 속에서는 ‘주변 구역인 사동구역 송화지구 80층 초고층 아파트 고층 세대는 사람이 못 살 곳이라는 인식이 순간이나마 깨졌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화지구 80층 초고층 아파트 인민반장들은 지난달 29일 인민반 회의를 열어 일상 규정 가동 시간 외에 20일간 추가 가동된 승강기 운행 비용을 3층 이상 모든 세대의 공동전기사용료로 균등하게 부담해 연말에 받겠다고 각 세대에 공시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