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광산, 식량 실으러 송림항으로…노동자들에 세외부담 지시

지난달 말 긴급지시 받고 트럭 몰고 가…연유·마대 내야 하는 광산 노동자 가족들은 어려움 토로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에 한 트럭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무산광산연합기업소가 지난달 말 ‘식량을 실어와 광산 노동자들에게 공급하라’는 긴급 지시를 받고 송림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국가가 무산광산연합기업소의 생산 정상화를 위해서는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식량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뜻에 따라 송림항에 들어온 중국산 강냉이(옥수수)를 무산광산에 먼저 돌리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무산광산연합기업소는 식량을 실으러 가기 위해 당장 연유(燃油)와 마대 등이 필요해지자 주민들에게 세외부담 형식으로 사흘간 긴급 수집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산광산연합기업소는 긴급히 10t급 차들에 대한 정비 사업에 돌입하고 광산 노동자 가족에게 세외부담을 지우면서 ‘한 세대당 넉넉히 40kg 정도 되는 강냉이를 풀기 위한 문제니 힘들어도 감당하자’고 독려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광산 노동자 가족들은 현재 죽기 일보 직전이라 한 노동자 세대에 부담된 연유 2kg, 마대 한 자루도 너무 어렵다며 화를 내며 비난했다”며 “도가 알아서 무역하게 좀 풀어줘 사람들이 살게끔 해야지 오늘 하루 먼 곳에서 식량을 실어들이고 또 없어서 고생하고, 거기에 세외부담까지 주는 이런 식의 공급은 고생만 사서 하는 일이라고 반갑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광산 노동자 가족들은 “이제는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크게 성행하지도 않는데 중국에서 식량을 좀 편하게 들여오면 안 되냐”, “국경을 코앞에 두고 굳이 송림에까지 가서 중국에서 들여온 강냉이를 실어 들여와야 하냐”고 토로했다고 한다.

무산광산연합기업소는 일단 모자란 연유나 마대를 기업소 자체로 외상으로 구입해 5t, 10t짜리 차량을 끌고 송림항으로 떠났으며, 뒷수습 차원에서 현재도 연유와 마대 수집에 계속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수집은 직장들과 인민반 세대들을 통해서 집행되고 있는데, 무산광산연합기업소 노동자들의 생활이 지금 너무 어려워 기름이나 마대 같은 것을 낼 형편이 안 된다”며 “일부 주민들은 강냉이를 공급받아 판 것으로 대체해야 할 처지로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앞서 17일 대동강변 송림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 위성 사진에는 대형 선박이 하얀색 물체를 싣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VOA는 “이번에 발견된 하얀색 포대는 식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면서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외부에서 식량을 대규모로 들여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