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지역 보위부, 탈북민 가족 볼모로 탈북민 정보 캐기 ‘혈안’

붙잡은 가족 통해 탈북민에게 전화 걸어 재입북 회유하고 탈북민들 신상정보 거래 제안하기도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국경 지역 보위부들이 북한 내 탈북민 가족들을 볼모로 잡아 탈북민 정보 캐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최근 무산군 보위부에서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남조선(남한)에 간 가족이 전해온 돈을 받은 한 여성이 보위부에 체포됐는데, 보위부는 이 여성을 미끼로 탈북민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려 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군에 사는 이 여성은 지난 15일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가족이 보내온 돈을 받았다가 군 보위부에 체포됐다.

그는 사흘간 보위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 나흘째 되는 날에는 담당 보위원에게서 한국에 있는 가족과 통화할 것을 강요받았다.

강요를 이기지 못한 이 여성은 결국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보위원이 즉각 뺏어 들고는 전화기 너머의 탈북민에게 ‘북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회유했다는 전언이다.

탈북민이 이를 거부하자 보위원은 지금 붙잡혀 있는 여성을 정치범수용소에 보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탈북민이 계속 거부하자 보위부는 “남조선에 살고 있는 탈북민 50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보내주면 이 여성을 풀어주겠다”며 일종의 거래를 제안했다고 한다.

북한 내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며 숨통을 조여오던 보위원들이 이제는 탈북민 가족을 내세워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을 협박하고 심지어는 국내에 있는 탈북민들의 정보를 캐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요즘 국경 지역 보위부의 활동이 만만치 않다”면서 “예전에는 남조선과 통화하려면 중앙에까지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공작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보위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국경 지역에서는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면서 “보위부 감시 때문에 탈북민 가족들은 항시적으로 죄지은 사람처럼 움츠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