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원·안전원 피해 이곳저곳 떠도는 주민들 급증…이유가…

연말 맞아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보위원·안전원들, 불법 저지른 주민들 집중 감시·조사 중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보위부, 안전부를 피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에서 보위원이나 안전원들을 피해 다니는 주민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연말을 맞아 법 기관들에서 비법행위를 저지른 주민들에 대한 집중 조사와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고 전했다.

실제 이달 들어 보위원들과 안전원들은 연말 실적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연말 총화에서 개인별 실적 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보위원들과 안전원들이 막바지 실적 쌓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연말 총화가 승진이나 자리보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혜산시 보위원들이나 안전원들도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전과자나 현행범들에 대한 조사, 수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가운데 보위원들은 불법적으로 마약을 판매하거나 유통한 자,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외국과 통화한 자, 탈북민들의 돈을 이관해주는 송금 브로커들을 중심으로 집중 감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전원들은 치안 유치를 명목으로 공장기업소나 인민반을 찾아 폭행, 절도 등 사회적 불안을 조성한 자들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주민 개별 정치적 동향을 일별, 주별 장악하면서 실적 올리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고, 안전원들의 경우 담당 구역에서 집단 폭행이나 절도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금이라도 걸리는 주민들은 보위원과 안전원들을 피해 사는 집에서 나와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도망을 다니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법행위를 저지른 주민들은 그들(보위원, 안전원)이 요구하는 뇌물을 바치지 못하면 잡혀들어가 끔찍한 폭행을 당하고 실제 저지른 행위에 따른 처벌보다 더 심한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어 도망 다니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며 “한 집에 오래 머무르면 숙박검열에 걸릴 위험성 있으니 오늘은 이 집, 내일은 저 집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래 보위원들과 안전원들은 현장에서 불법행위를 적발해야 하는데, 내달 초까지 실적을 올리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자 불법적인 장사를 하는 주민들의 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뇌물을 요구하거나 전과자들의 언행에 쌍심지를 켜고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이나 안전원들이 실적이 있다고 해도 상급에 뇌물을 바치지 못하면 평가를 잘 받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낙후자로 비판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납금을 마련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