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돈주들, 무역회사 상대로 돈 빌려주며 고리대 장사

최대 30% 이자율 붙이기도…돈주들 고리대 장사 하면서도 무역회사 부도날까 근심

조중우의교_북한트럭
북한 트럭이 조중우의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신흥부유층인 이른바 ‘돈주’들이 무역기관들에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율로 이잣돈을 받아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코로나 사태 후 자금난에 시달리는 양강도 무역기관이나 관련 단위들에서 수출품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사채로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에서 돈주들이 무역회사들에 돈을 빌려주고 고리대를 받아내고 있다”면서 “돈주들은 돈의 액수와 기간에 따라 20~30%의 높은 이자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무역기관들은 코로나 발생 후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세관 문을 닫아걸면서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특히 국가 중심 무역으로 전환되면서 공식적인 경로로 무역을 해야 하다 보니 그동안 밀수밀매로 돈벌이했던 무역기관들이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이에 무역기관들은 이자율이 높은 사채를 써 자금을 마련해 광석이나 약초 등 수출품을 확보했으나 상품이 수출되지 못하거나 수출한 상품의 대금을 못 받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어 여전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혜산시의 한 무역회사는 지난 9월부터 개인 돈주들에게 30%의 이자율로 돈을 빌려 수출사업에 참여해왔지만, 중국으로 넘어간 수출품의 품질 기준 미달로 계약된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돈을 빌려준 돈주들은 서로 자기가 먼저 돈을 받겠다고 매일같이 무역회사 마당과 무역회사 사장의 집을 찾아다니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요즘은 돈주들도 돈 벌 길이 없으니 너도나도 이자 놓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일반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줘봤자 본전 찾기도 힘들기 때문에 외화벌이 회사들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돈주들이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는 있지만 위험성이 높아 근심도 크다”면서 “실제로 돈을 빌려 쓴 회사가 부도가 나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 돈주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