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온라인으로 전람회 열면서 참가자들 개인정보 수집

열악한 통신 환경에 접속 장애 우려하기도…생계난 겪는 주민들은 전람회에 무관심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9).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달 가상화 방식의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를 진행한 가운데, 전람회에 접속한 주민들의 각종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국가 기관이나 단체는 사전에 국가망에 들어갈 수 있는 공동 유일제 보안 암호로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에 참가했고, 개인이 참가하려면 이름이나 사는 곳 등의 정보를 입력해야 했다”고 전했다.

통상 가상화 방식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전시회의 경우 특성상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경우가 많아 유료 전시회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북한의 경우 접속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내부 인트라넷 신호에 접속할 수 있는 전자기계들은 전부 참관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통신 기기만 있다면 누구나 온라인 전람회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4일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가 고정자료통신망과 이동자료통신망에서 가상전람회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히면서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통해 임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참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021년에도 가상화 방식으로 전람회를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소식통은 “접속 기기 수가 많을수록 신호 질이 떨어진다는 반향과 실정 때문에 전람회 대상이 되는 기관, 단체, 개인이 원활히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을 염두했다”고 말했다. 열악한 데이터 통신 환경에 온라인 전람회 접속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무선통신망 전송속도는 평균 1.0Mbps 정도로 3G 환경 정도로 평가된다. 유선 통신망의 전송속도는 이보다 다소 빠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선통신망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회 특성상 온라인으로 전람회에 참여하는 사람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당국이 접속 속도 저하 문제를 염려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데이터 통신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은 전람회를 통해 IT 추진 현황과 기술을 더욱 많은 주민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역설적으로 통신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전람회에는 주민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기술 제품들이 다수 출품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전람회에 대자료처리기술(빅데이터)을 통해 인민대학습당의 모든 자료를 한눈에 시각화하면서도 그 연관 자료까지 볼 수 있는 제품이 소개됐다”면서 “이를 통해 자료를 모으는 수행시간을 부단히 단축할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계난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일반 주민들에게 이 같은 IT 관련 전람회는 관심 밖으로 여겨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소식통은 “사람들은 기본 이런 전람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안다고 해도 이제는 사람들이 자기의 생계와 직결되지 않는 한 국가적 일에는 더욱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은 ‘기술은 기술자들이 잘 발전시킬 일이고 우리는 먹고사는 데 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