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천군 보위부장 부정부패·기밀유출 혐의로 긴급 체포돼

양강도 보위기관 대상 국가보위성 검열 도중 걸려…불법행위 가담한 보위원들 바짝 긴장

투먼 양강도 지린성 국경 마을 북한 풍서 밀수 금지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맞은편에는 북한 양강도 풍서군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가보위성이 양강도 보위기관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보천군 보위부 부장이 긴급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보천군 보위부장 50대 최모 씨가 부정부패 혐의로 국가보위성 검열조에 긴급 체포됐다.

최 씨는 이후 이뤄진 조사에서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보위부 공작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마약 밀수꾼들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중국에 물건을 넘길 수 있도록 조건을 보장해주고 밀수 1회당 2~3만 위안의 현금을 받았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 씨는 군 보위부의 주별, 월별 활동 방향과 규칙, 수사방식 등 내부 기밀을 마약 밀수꾼들에게 누설한 혐의도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 씨가 밀수꾼들과의 술자리에서 보위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사 내용 등 기밀 사항을 이야기해 밀수꾼들이 그 내용을 외부에 유출시키면서 보위부 내부 기밀이 새어나가게 했다는 것이다.

국가보위성은 코로나 사태 후 국경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간첩, 불순이색분자들을 색출하는데 총력전을 벌여오면서 기관, 직위, 성별에 상관없이 내부 기밀 유출 혐의 대상자들을 붙잡아 강하게 처벌했다.

실제 지난해 4월 혜산시 당위원회 소속 40대 김모 씨는 중앙에서 내려오는 자료들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아 비공개 처형을 당했고, 같은 해 8월에는 밀수범 최모 씨가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혜산시 인민반장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연봉비행장에서 공개처형을 당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도·시·군당 일부 간부들이 내부 기밀 유출 혐의로 체포돼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렇듯 국가보위성은 강도 높은 처벌로 국경 지역 간부나 주민들의 내부정보 유출을 막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를 단속해야 할 보위기관 간부가 돈벌이를 위해 비리를 저지르고 내부 기밀까지 유출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국가보위성이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 씨가 명색이 간부였던 만큼 그를 공개적으로 처벌할 경우 보위부 위상에 흠이 갈 수 때문에 보위부는 지금 이 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최 씨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봐야겠지만 보위부 위상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조용히 옷을 벗겨 고향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양강도 보천군 보위부장이 국가보위성 검열조에 긴급 체포되면서 보위원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경 지역은 특성상 마약 밀수 밀매 등 온갖 비법행위가 일어나고 있고 여기서 보위원들은 한 번만 눈감아 주면 큰돈을 챙기게 된다”면서 “돈을 좇아 비법행위에 가담했거나 무마해준 보위원들은 이번 검열에 걸려들까 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