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4개월 차 여고생, 주변의 부정적 시선에 극단적 선택

임신 사실 소문 퍼지면서 따돌림, 눈초리 받아…10대 임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북한 자강도 희천시의 역평고급중학교.(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함흥시에서 임신한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중순 함흥시 사포구역에서 임신한 지 4개월이 된 고급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서 “그가 임신했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진 뒤에 주변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북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미성년 학생의 임신은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 일쑤다. 임신 사실이 소문으로 퍼지기라도 하면 해당 학생은 주변 친구들의 손가락질은 물론 선생님들로부터도 눈초리를 받고, 가정에서도 부모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전언이다.

이러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 이 여학생은 자신의 임신 사실을 부모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이 학생은 초반에 본인조차도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9월 중순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후로 뱃속 아기를 없애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그는 학급에서 제일 친하게 지냈던 친구에게 임신했다는 것을 알리고 10만 원을 빌렸는데, 친구가 이 사실을 다른 친구들에게 전하면서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부터 이 여학생은 주변으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아 왔고, 수치심과 모욕감,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10대 어린 학생들이 실수로 임신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우리나라(북한)에서 드문드문 발생하곤 한다”면서 “어린 학생의 임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실정 때문에 따돌림과 따가운 시선, 수치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게 된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는 더욱이 이런 학생들을 행실이 불량하고 자본주의 날라리풍에 물 젖어 구렁텅이에 빠진 나쁜 학생들이라고 교육하고 있어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