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주민들을 대거 동원해 산열매 채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주민들은 당국의 조직적 동원에 불만을 가져왔지만, 이번에는 겨울나기를 위해 산열매 채취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사람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최근 모든 지역 당, 기관 기업소, 단체가 산열매 채취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대부분 사람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야산이 있는 농촌과 산간 지방의 주민들을 동원해 수백 톤의 산열매를 채취하고 있다. 동원된 주민들은 산에서 도토리, 다래, 머루와 같은 산열매를 채취해 자신이 속한 조직에 바쳐야 한다.
올해 개개인에게 할당된 산열매 채취 목표량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성인은 10kg, 학생은 5kg였던 점에 미뤄 올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주민들이 채취한 산열매는 식료공장으로 보내지며, 공장에서는 이 원료를 가공해 평양이나 군부대에 식료품으로 공급한다.
그러나 정작 산열매를 채취한 주민들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 그동안 주민들은 동원에 소극적이거나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만 올해 동원에는 주민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당 방침으로 산열매 채취에 총동원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져 동원돼 나온 사람이 대부분이나 올해처럼 농사 작황이 안 좋은 때 먹고 살기 위해 스스로 나온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 올해 농사 형편을 보아 산열매라도 부지런히 장만하지 못하면 올겨울 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걱정한다”면서 “외부의 공급이 없이는 현재보다 식량 가격이 더 오를지 모르니 산열매나 나물이라도 챙기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농업생산량 증대에 사활을 걸고 자원을 집중했지만, 가을철 수확량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9월 ‘세계 식량안보 평가 2022~2023’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연평균(80만t)보다 40만여t 많은 121만t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10월 쌀 전망 보고서’를 통해서는 북한의 2022~2023 양곡 연도 쌀 생산량이 136만t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가뜩이나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제난 지속에 장사마저 어려워지자 주민들이 산에 올라 산열매라도 비축하려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북한의 일부 무역회사나 식품회사가 임산물을 수매하는 경우도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국을 맞은 주민들이 판매를 위해 산열매 채취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