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자금’ 명목으로 세외부담 강요… “세대당 2만원씩 바쳐라”

회령시 간부들 충성자금 마련에 사활…주민들 속에선 한숨과 원성의 목소리만 커져

함경북도 국경지대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충성자금’을 명목으로 주민 1세대당 2만원씩 바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회령시 인민반들에서 충성자금을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또다시 세외부담을 강요하고 있다”며 “다음 달 6일까지 충성자금으로 1세대당 2만 원씩 바칠 것을 포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충성자금은 대체로 자발성의 원칙에서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자발성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웬만하면 모든 세대가 참가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반은 형식적으로 자발성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각 세대가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자금을 무조건 바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주민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올해도 경제가 좋지 않아 이른바 ‘돈주’들도 가지고 있던 자금이 거의 바닥나고 있는 상황인데, 하루 벌이도 힘든 주민들에게 충성자금 헌납을 강요하니 내적으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충성자금을 바치라는 지시가 내려진 배경에 대해 “최근 함경북도 당위원회에서 도에 내려진 충성자금 할당량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부족한 충성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또다시 세외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충성자금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당 간부들은 충성심 부족으로 보직에서 해임, 철칙 될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함경북도당은 ‘주민들에 세외부담을 시켜서라도 충성자금을 마련하라’면서 ‘충성자금을 기한 내에 마련하지 못하면 모두 옷을 벗으라’고 으름장을 놔 간부들이 충성자금 마련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자신들의 직위 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주머니를 탈탈 터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 겨울이나 다름없는 날씨에도 겨울나이(겨울나기) 준비를 못 한 주민들이 많은데 각종 세외부담이 끊이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한숨과 원성의 목소리만 커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