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다녀간 당 중앙간부학교에 ‘명제비’ 설립 지시 내려져

집권 10년차 마감하며 수령 위상 공고화 일환…중앙당에서는 명제비 설립에 큰 의미 부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기념강의를 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 중앙간부학교를 둘러보고 있는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노동당 중앙간부학교(前 김일성 고급당학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강의를 기념하는 비석을 설치하라는 중앙당의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26일 “원수님 10년 혁명 영도사를 마감하는 뜻깊은 올해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에 명제비를 건립할 데 대한 중앙당 지시가 만수대창작사에 내려졌다”고 전했다.

명제비는 김 위원장의 초상화와 함께 기념강의 당시 언급한 내용을 새겨 넣은 것으로, 평양 동대원구역 동대원2동에 위치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구내에 세워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와 기념강의를 기리기 위해 제작되는 이 명제비는 동상, 모자이크 벽화 못지않은 수령 우상화의 상징으로, 김씨 일가에 한해서만 설립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미 김일성, 김정일의 교시가 새겨진 비석이 있는 북한 최고위급 당 일꾼 양성기지에 김 위원장의 명제비까지 세우는 것은 김 위원장을 선대 수령들과 동일한 반열에 올려세워 위상을 공고히 하는 차원이자 집권 10년차를 마무리하는 마침표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중앙당에서는 ‘김정은 시대의 혁명사상의 진수인 주체적 당 건설론을 독창적으로 밝힌 이번 기념강의를 당 역사에 특기할 사변으로 아로새겨야 한다’면서 명제비 제작, 설립 사업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당에서는 만수대창작사에 1948년 수령님(김일성)의 친필비와 장군님(김정일)의 1998년 친필비에 이어 원수님(김정은) 명제비를 설립하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현재 당에서는 향후 ‘김정은주의’를 공식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번 김 위원장의 중앙간부학교 기념강의를 당 역사의 한 시대를 열어놓은 새로운 혁명이론 정립의 중요한 행보로 치켜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국 각 도·시·군의 당 간부학교들에서는 ‘당 건설 위업은 곧 혁명 위업이며 당 건설 수준이자 혁명 발전 수준’이라고 강조한 김 위원장의 중앙간부학교 기념강의에 대한 집중 학습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