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양강도 주둔 10군단에서 군관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군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주둔 10군단 예하 267사단 직속대대에서 지난 15일 10대 군인이 야간 근무 도중 무기를 놓고 졸았다는 이유로 군관에게 심한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은 전군에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로 경계 근무에 임할 것을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경 지역의 군부대들에서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직일관(일직 사관)도 2명에서 3명으로 늘렸고, 야간 근무에 동원되는 군인들에게는 ‘간첩들의 책동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니 절대로 졸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15일 10군단 산하 267사단 직속대대에서 일직 근무를 수행하던 한 군관은 몸을 가누기도 어려울 정도로 만취한 상태에서 야간 근무에 들어가 보초막에 무기를 놔두고 잠이 든 10대 군인을 발견하고 심한 욕설과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만을 범한 군인은 잘못을 빌었지만, 군관은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근무 시간에 잠을 청하는 것이냐”며 빼앗은 무기의 총탁(개머리판)을 휘둘러 10분 이상 폭행을 가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이 군관은 정신을 잃은 군인에게 “엄살을 피운다”고 지적하면서 폭행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목격한 한 군인이 폭행을 만류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군인은 군관의 심한 폭행으로 그 자리에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폭행 사건으로 사망한 군인의 나이가 18살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 속에서 공분이 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사망한 군인이 군에 입대한 지 1년도 채 안 된데다 한 집안의 외아들로 밝혀져 폭행을 가한 군관에 대해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군대에 나온 지 1년이 조금 넘은 어린 친구가 지휘관을 잘못 만나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며 “이번 일로 한동안 즘즘했던 군대 안의 폭행 문제가 또다시 떠올라 국가가 제시한 ‘관병일치’ 구호도 무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폭행으로 군인을 사망케 한 군관은 사건 다음 날 아침 체포돼 군단 검찰소로 이송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