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로 걸렸다가 한국 영상 시청까지 얽혀 공개비판 무대에

검열에 걸려든 청진 오토바이 수리 왕초, 반사회주의 행위로 교화형 처벌 위기 놓여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살림집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전경(지난 2019년 2월 촬영). /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9·9절을 앞두고 오토바이를 수리하는 개인 집들에 대한 검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에 걸려든 한 주민이 외부 영상물을 시청한 것까지 걸려 지난달 말 공개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지난 9월 9일 정권 수립일을 맞으며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가 오토바이 수리 집들만 쳐들어가 벌금을 받아 내거나 문제화시킨 주민 중에 특히 한 주민이 다른 사건까지 얽혀 공개사상투쟁회의 비판 무대에 서고 현재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주민에 대한 공개사상투쟁회의는 지난달 23일 청진광산금속대학 앞마당에서 진행됐으며,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이하 연합지휘부)는 이 자리에서 먼저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에게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재산을 불린 자들을 잡아낸 자신들의 공적을 내세웠다.

이후 연합지휘부는 이번 검열에 걸려든 오토바이 수리 왕초 40대 류모 씨를 끌어내 무대에 세우고 그의 여러 문제 행위들을 폭로했다.

연합지휘부는 우선 그가 주민들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을 악용해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비롯한 물건들을 저당 잡고 이자 돈을 꿔주고, 돈을 안 갚으면 힘센 장정들을 동원해 물건을 빼앗아 오거나 심지어 돈을 못 갚는 주민들의 부모, 형제 집의 물건까지 가져오는 등 못살게 괴롭혀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행위는 주민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비사회주의적 요소의 강한 고름집이고 암이라면서 류 씨는 그런 일을 저지르는 한 명일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합지휘부는 류 씨가 고리대 사건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와 탈북민 출연 영상물을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역적 행위이자 준법 문란 행위로 이번 검열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된 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사건과 관련해 주민들 속에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대부분은 류 씨 주민이 이번 사건에 걸려들어 연합지휘부에 몇천 딸라(달러)를 고였는데(바쳤는데) 액수가 그들이 원하는 수준이 되지 않아 무작정 잡아들여 문제를 키운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류 씨는 도 안전국에 구류돼 예심 중인데, 결론이 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현재로서는 최소 12년 교화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소식통은 “연합지휘부는 공개사상투쟁회의에서 류 씨 주민이 남조선(남한) 영상물을 유포한 앞선을 대지 않으면 바로 보위부에 넘겨져 정치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면서 회의에 모인 모든 주민들에게 경고하는 식으로 엄포를 놓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