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총참모부 지휘부의 가족 배급 8, 9월분이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식량난 여파가 군의 두뇌로 불리는 총참모부에까지 파고든 셈이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27일 “총참모부 지휘부 식량 공급소가 9·9절(북한 정권수립일)을 맞아 밀렸던 8, 9월 두 달분 군관 본인 배급은 주었지만, 가족 배급은 주지 않았다”며 “가족 배급 날짜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얘기하고 있어 군관 가족들이 불안해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총참모부 지휘부 식량 공급소는 ‘11월 말이 돼야 가족 배급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확정적인 공지가 아니어서 군관 가족들 사이에서는 ‘11월에 가도 밀린 배급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총참모부 지휘부 군관 가족 배급이 이렇게 밀린 것은 근 5년간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작년 이맘때도 군관 본인 배급뿐 아니라 가족 배급이 한 달 정도 밀렸는데 이후에 바로 줬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총참모부 군관 가족 배급이 2개월 밀린데다 앞으로 또 2개월을 더 기다리라고 해 군관 가족들이 심각한 식량난을 폐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몇몇 군관 가족들은 “쩍하면 군관 가족들에게 애국미를 헌납하라고 하는데 정작 가족 배급이 불균형적이다”, “이러다가는 죽을 먹어야 할 판이다”라는 등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총참모부 군관 가족 배급이 이례적으로 밀린 배경에 대해 “국방성 후방총국에서 총참모부에 배당한 식량의 재고가 작년과 비교해 절반도 안 돼 햇곡식 군량미가 들어올 때까지 재고량을 견지해 달라는 통지를 받아 현물 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 작전 전술의 핵심 기관인 총참모부마저도 식량 수급에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으로,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에 따른 북한의 식량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형편에 현재 부모를 모시고 사는 총참모부 지휘부 군관 가족들은 ‘입을 하나라도 덜어야 한다’며 부모를 지방에 있는 다른 형제집에 보내고 있다고 한다. 형제들에게 가을철 햇곡식 탈곡이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임시로 부모를 모셔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총참모부 지휘부 군관들은 직속 구분대의 하전사들 가운데 지방 고향 집의 살림 형편이 좋은 대상들을 은밀히 물색하고, 동계훈련 준비 기간(10월 1일~11월 30일) 이들을 인솔해 함께 지방에 다녀오면서 낟알이나 돈을 도움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