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풍 피해막이에 동원됐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추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분위기는 이달 중순 도 차원에서 피해막이 총동원을 하달하면서 나타났다.
앞서 함경북도는 시, 군별로 농업 부문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가을 총동원 피해막이 전투를 15일부터 5일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제11호 태풍 ‘힌남도’가 한반도에 상당히 피해를 준 데 이어 제12호 태풍 ‘무이파’와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 중이었다는 점에서 식량 증산 목표를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강력한 동원령을 하달하고 철저한 대책 마련을 지시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논이나 밭에나 쭉정이가 너무 많고 벌레 먹고 썩은 게 너무 많은 실태를 주민들이 눈앞에서 목도해 민심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실제 주민들은 “올해도 국가 농사를 가지고 덕을 보기는 틀렸다”고 실망감을 표하는가 하면 “올 한해도 농사에 쉴 새 없이 시달리고 품을 들였지만 또 실패를 맛 볼 것”이라는 염세주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대나 보안원, 보위원들 같은 특수계층의 배급이나 풀어주고 우리 같은 평민들은 배급 한 번 차례질(분배될) 형편이 되겠냐”는 비관적인 시선도 팽배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함경북도는 소학교(초등학교) 3학년부터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대학생들은 물론 공장 기업소나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등을 총동원해 논 배수로와 강냉이(옥수수) 밭을 분담해주고,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집에서 새끼를 꼬아서 강냉이를 묶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앞으로도 비가오거나 태풍이 불기 전 모든 단위에서 일꾼들부터 앞장서 사무실을 비우고 담당 농장들에 무조건 내려가 사태를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농사는 전 도(道)가 다 달라붙어 해야 하는 만큼 노력동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회주의 수호전의 전초선인 농업생산에 고의적 방해를 놓는 것으로 문제를 세우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