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국가보위성이 평안남도 평성시의 거물 환전상 2명을 환율 조작 혐의로 긴급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지난 15일경 평성시에서 거액의 외화를 움직이는 40대 여성 2명이 국가보위성에 긴급 체포됐다”며 “보위성에 체포된 여성들은 김 씨 자매로 10여 년간 평성시의 환율과 시장 물가에 영향을 미치던 인물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체포된 김 씨 자매는 2011년경 길거리에서 담배를 파는 소매 장사로 시작해 거대 물주로 성장했고, 이후 거액의 돈을 굴리는 환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예를 들어 평양담배공장에서 10톤급 트럭에 담배를 받아 오면 김 씨 자매는 이를 평성시의 도·소매 장사꾼들에게 공급하는데, 대금을 외화로 받을 경우에는 환율 시세보다 낮게 받고 내화로 받을 때는 환율 시세보다 높게 계산해 받으면서 이윤을 남겼다.
또 그렇게 벌어들인 외화를 다시 팔 때에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팔아 이득을 챙겨오기도 했다.
자매의 이 같은 행위는 평성의 시장 환율에 크게 영향을 미쳐 시장 교란이 발생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시장을 교란하는 원인 중의 하나로 거대 돈주, 물주들을 지목하고 거액의 자금을 움직이는 주요 대상들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북-중 국경 지역과 평양, 평성, 함흥과 같은 대도시들에서 물류를 유통하고 환율을 조작해 시장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상들을 항시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돈주나 물주들은 문제가 제기되면 일정 금액의 돈을 뇌물로 바쳐 처벌을 피해가 단속기관의 통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실제 김 씨 자매는 북한이 내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인정하고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을 당시에도 비상방역 규정 위반으로 방역 기관과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에도 여러 차례 단속됐지만, 뇌물을 주고 처벌을 면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씨 자매의 행위를 수년간 지켜봐 왔던 한 주민이 시 보위부와 도 보위국을 뛰어넘어 국가보위성에 직접 신고하면서 결국 김 씨 자매가 체포되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김 씨 자매가 국가보위성에 긴급 체포된 데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돈이 많다고 너무 잘난 척을 해 보다 못한 일부 주민들의 신고가 이어지면서 봉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