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진 北 주민들…돈 내고 아이템 사기도

스마트폰 게임 이용 증가에 북한서도 '스몸비족' 출현…국가 승인만 받으면 게임 제작 가능

북한 KCC(조선컴퓨터 센터)에서 일본게임 음악과 캐릭터로 재구성한 ‘보석오락’ /사진=데일리NK

북한 주민들이 휴대전화 블루투스 기능으로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종류만도 수십 개에 달하며, 일부 주민들은 유료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ownloadable content, DLC)로 게임을 즐긴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블루투스를 이용한 집체 오락은 경마, 자동차, 떼뜨리스(테트리스), 낚시, 사격, 우주탐험, 수학려행(여행) 등 30여 가지가 있다”며 “한 교실이나 한 방 공간(10~15m 이내)에서 블루투스로 함께 경기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10대에서는 자동차, 20대에서는 우주탐험, 30대에서는 경마, 40대에서는 낚시 게임이 가장 인기”라고 전했다.

북한은 스마트폰 보급을 늘리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게임 관련 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이런 게임 앱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좋은 오락 프로그람(앱)은 손전화에 그냥 설치할 수 없다”며 “손전화봉사소나 전자오락봉사소 등 구매가 가능한 데서 프로그람을 설치하는 게 더 빠르고 좋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일부 주민들은 더 많은 게임을 다양하게 즐기기 위해 비용을 내고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를 구매하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낚시 오락 프로그람의 경우 7딸라(달러)를 내고 구입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고기 가짓수(종류)를 더 추가하려면 한 종류당 1딸라씩을 더 내야하고 10kg 이상 되는 농어나 고급 어종은 2딸라를 내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DLC는 본 게임 외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아이템, 의상, 에피소드 등을 말한다. 게임 업계는 본 게임 판매 이외에 추가적인 이익을 얻고자 DLC를 판매하고 있는데, 북한 당국 역시 DLC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스마트폰 게임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0대들은 도로를 건너갈 때도, 혁명사적지나 혁명전적지 견학을 위해 버스를 타고 갈 때도, 혁명전적지 강의 해설사 앞에서도 손전화를 들여다본다”며 “손전화를 보느라 동네 어른들과 마주쳐도 인사도 안 한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해 주변을 살피지 않는 이른바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족이 북한에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30대, 40대 여성들은 장마당에 앉아서 물건이 안 팔리거나 시간이 될 때 손전화 오락을 하고 논다”며 “서로 어떤 오락을 하는지 묻는 일이 많고 신식(최신) 오락 하나씩은 취미로 하는 게 풍이(추세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오락 프로그람을 주도적으로 만드는 기업소는 중앙과 지방의 여러 단위”라며 “국무위원회 산하 연구소, 정보산업성 산하 연구소, 김일성대, 김책공대, 리과대 자동화학부, 컴퓨터대학, 과기대의 프로그람 정보연구소에서도 국가승인을 받으면 프로그람 개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기존 개발 전문 업체 외 기관에서도 당국의 승인만 있으면 게임 앱을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