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 25여단이 3, 6개월을 주기로 구분대를 교방(주둔지 교체)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 25여단은 일부 구분대들을 교방했다. 이러한 국경경비 구분대의 주둔지 교체는 당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 지시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임의로 대대, 중대 단위 교방 사업을 진행하지만, 평상시에는 3, 6개월 주기로 소대나 분대 단위 교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개월 주기 교방 대상은 평소 문제가 많이 제기된 군인들이 속해 있거나 주민 부락과 인접한 구분대들이 해당되며, 6개월 주기 교방 대상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주민 부락과의 밀착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실제 삼지연 국경을 담당하고 있는 국경경비대의 경우 주민 부락과 멀리 떨어져 있고 주민들과의 접촉률이 비교적 낮아 6개월에 한 번 정도 소대나 분대의 주둔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혜산시 등 주민들과의 교류가 활발한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구분대들 가운데 문제시되는 구분대를 삼지연으로 보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특히 혜산시와 보천군 화전리 등 국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주민 부락이 있는 지역들에서는 밀수와 탈북 사건이 자주 발생해 이 지역 국경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구분대 교방 사업은 3개월 단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적 교방이 아니더라도 밀수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분대를 통째로 교방하고, 탈북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소대나 중대를 교방하는 식으로 사건 사고의 엄중성에 따라 교방 단위와 규모가 달라진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지난달 말에는 혜산시와 김정숙군, 보천군, 대홍단군 등 양강도 국경을 담당하고 있는 소대와 분대를 교방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구분대 군인들이 인근 주민 부락에 내려가 근무 시간과 교대 시간, 잠복지 등 군사기밀을 유출하고, 주민들이 이를 참고해 밀수나 탈북을 시도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군민 간 밀착 관계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교방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북한은 구분대 주둔지 교체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밀수, 탈북 등 불법 행위를 방지하고 군민 간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끊어내고 있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지형지물을 꿰고 있어야 국경경비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3, 6개월 주기로 교방하는 것은 주민들과의 교류를 차단해 사건 사고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한 곳에서 오래 생활하면 주민들과의 친분이 생겨 밥 한 그릇 얻어먹기도 편한데 얼굴을 익힐 새도 없이 교방돼 배고픔을 달랠 길이 없으니 군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양강도뿐만 아니라 자강도와 평안북도 등 국경을 지키는 국경경비대에도 교방 사업이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