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림집 건설 다그치는 함경남도…주민들은 우려 표해

도당이 나서서 건설 다그치라 지시…후방사업 강요에 "누가 집 지어달라 했느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당의 웅대한 사회주의 농촌건설 구상을 높이 받들고 각 도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충성의 돌격전, 치열한 철야전을 들이대며 농촌 살림집 건설 성과를 부단히 확대하고 있다”며 각 지역의 농촌 살림집 건설 현황을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남도가 도내 시·군들의 농촌 살림집 건설을 다그치도록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16일 “도당은 올해 계획안에 맞물려 있는 시·군들의 농촌 살림집 건설을 위해 현장들에 기술 노력을 파견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건설이 빨리 진척되도록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남도당은 앞서 지난달 30일 올해 사회주의 농촌문화주택 건설을 성과적으로 다그치도록 건설여단들의 기술 노력을 건설장들에 파견하기로 결정했으며, 도의 지원 아래 시와 군이 농촌 살림집 건설 과제를 당적으로 집행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도당은 건설 현장에서 각종 장비를 가동할 수 있게 우선 연유(燃油)를 보장해주도록 하고, 농장원들에게 세외부담을 시켜서라도 건설자금 마련과 동원 노력에 대한 후방사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도당의 요구에 따라 정평군에서는 살림집 건설에 모든 세대가 무조건 후방사업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한 번도 지원하지 않은 세대들은 인민반별로 다 장악해서 동당, 리당에 보고하라는 강압적인 지시까지도 내려졌다”고 말했다.

후방사업에 한 번도 동참하지 않은 농장원 세대는 국가가 품을 들여 건설해 놓은 집을 공짜로 배정받겠다는 것과 같은 염치없고 양심 없는 행위라면서 이런 사람들은 총화를 단단히 짓고 새 살림집 배정 명단에서도 제외해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았다는 전언이다.

다만 농장원들은 후방사업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는 야단에 “가족이 먹을 것도 부족해 하루하루 입에 풀칠만 할 정도인데 이렇게 살기 어려운 시기에 누가 집을 지어달라고 했느냐”면서 “배정 받아도 그만 배정 안 받아도 그만”이라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한편 소식통은 “느슨하게 진행되어가던 농촌 살림집 건설이 도당의 지시가 내려진 이후부터 갑자기 불이 번쩍나게 속도를 내고 있다”며 “터를 겨우 닦아 놓았던 집들에 건설자들이 들이닥쳐 건설이 빠른 속도로 진척되자 주민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질이 떨어지는 자재를 마구 들이밀어 벽체를 쌓은 데다 채 마르지도 않은 벽체에 미장까지 빠르게 진행하자 주민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를 위험한 집이라며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농장 일꾼들조차 저런 집에 들어갔다가 괜히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기사를 통해 “당의 웅대한 사회주의 농촌건설 구상을 높이 받들고 각 도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충성의 돌격전, 치열한 철야전을 들이대며 농촌 살림집 건설 성과를 부단히 확대하고 있다”며 “도별로 본다면 평양시와 자강도, 함경북도, 함경남도가 앞서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