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까지 당생활 유리자 대책 세우라”…결속 주문하는 北

당대열 정예화 실현 강조…내부선 "당원들 먹고사는 문제 해결은 않고 희생만 요구" 지적

2021년 1월 7일 제8차 노동당 대회 3일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0월 말까지 당생활 유리자(遊離者, 이탈자)들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세우라는 지시를 전국의 당위원회에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국의 당위원회에 ‘당생활 유리자들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당중앙위원회 지시문이 내려졌다.

이번 지시문을 통해 북한은 당세포 역할의 중요성을 지적하면서 당생활 유리자들에 대한 장악·통제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북한은 지시문에서 “모든 당세포들을 인간적으로 굳게 단합된 건강하고 혈기 왕성한 세포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근기 있게 내밀어 당원들이 집단의 단합과 혁명 과업 수행을 위해 헌신해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생활 유리자, 미소속 당원들을 없애기 위한 사업을 근기 있게 벌이며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대상들에 대한 교양과 당적 처벌의 도수를 높여 당대열의 정예화를 실현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번 지시문을 통해 “도·시·군당과 그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당위원회들에서 조직비서들이 책임지고 10월 말까지 당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있는 당원들을 빠짐없이 찾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당 조직들에서 당생활 유리자들을 대책하는 과정에 6개월 이상 유리돼 제명시킨 대상들에 대한 당정, 행정적, 법적 대책을 사람별로 따라가며 진행해 그들 속에서 범죄 요소들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이렇듯 북한은 당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대책을 세울 역량으로 당원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소식통은 “당성과 사상 검증을 철저히 받은 대상들이 입당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입당할 때와는 달리 당원의 의무와 권리를 모두 버리고 유리자가 됐다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을 가지고 입당하지만 당에서는 당원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해주지 않고 헌신과 희생만을 요구해 왔다”며 “그런데도 당에서는 당생활 유리자들을 탓하며 처벌하겠다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함경북도 청진시 당위원회는 시당 세포비서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당중앙위원회 지시문을 전달하고 당세포의 기능과 역할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청진시당은 당 세포비서들이 당생활 유리자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그들과 결탁해 범죄에 가담하거나 범죄를 감싸주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성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또 시당은 일부 당 세포비서들 속에서 당의 신임과 믿음을 저버리고 당생활을 소홀히하는 현상이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고 질책하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당 세포비서들부터 당생활에서 모범이 돼 당원들을 잘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